【 앵커멘트 】
일반인들이 은행 대출은 받으려면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여간 까다롭지 않은데요.
KT 자회사 직원은 어떻게 3천 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구명 뚫린 은행 대출 시스템을 정영석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카드사들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수습되기도 전에 또다시 금융권에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이번엔 3천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대출 사기 사건입니다.

KT ENS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김 모씨는 협력업체 직원과 짜고, 유령 회사를 통해 가짜 매출채권을 은행에 넘겨 거액을 대출했습니다.

김 씨는 이 사기극에서 매출 채권, 물품 인수증, 발주 의뢰서, 세금계산서까지 모두 위조해 은행에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위조된 서류를 전혀 검증해내지 못했습니다.

KT ENS가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 보수하는 회사인데도 휴대폰 구입을 주 매출 발생 근거로 만들어진 허위 서류를 잡아내지 못한 겁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농협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 3개 은행의 대출잔액은 2,200억 원.

하나은행은 1,6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 인터뷰(☎) : 하나은행 관계자
- "한 건으로 (대출을) 한 것이 아니고 한도 약정을 해서 납품을 하고 결재를 하고 대출이 일어났다 꺼지고, 또 대출이 일어나고 그런 형태죠. 한번에 해서 사기 치고 말고 그런 것은 아니고 거래를 해오던 상황이었어요. 우리도 1,600억 원 정도 되는데 그중에는 유용한 것도 섞여 있겠죠."

국민은행은 농협에서 구조화하고 신탁기관으로 역할을 한 자산 유동화 대출에 단순 참가한 것이라며 농협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농협은 해당채권의 여신 심사를 개별적으로 진행했다며 각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M머니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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