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지난 8년간 이끌어온 벤 버냉키 의장이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의장은 다시 한번 그가 펼친 정책들이 경제 위기 극복에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이나연 기자, 자세한 내용 알려주시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에 대해 마지막까지 옹호적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였는데요.

버냉키 의장은 이 자리에서 "초저금리 유지와 양적완화 조치는 모두 경제를 회복세로 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양정책을 채택한 것은 당시의 전통적 통화정책으로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비전통적 부양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자산매입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인데요.

버냉키 의장은 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이러한 우려가 현재의 수용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부양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컨트롤할 수 있는 도구를 지니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인플레이션은 현재 통화정책과 관련돼 심각한 수준의 위험이 아니다. 연준은 과도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부양정책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버냉키 의장도 그런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는데요.

버냉키 의장은 "현 수준의 저금리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임기 내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 온 버냉키 의장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했습니다.

자칫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는 부담스런 결정을 직접 함으로써 차기 의장이 될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인데요.

버냉키 의장이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대체적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연준의 테이퍼링 정도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도 있습니다.

지난주 버냉키 의장은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경제 전반을 낙관하면서도어려운 과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버냉키 의장은 중·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감축해야하는 문제와 건강보험 관련 비용 등 여러가지 힘든 결정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버냉키 의장은 이달 말을 끝으로 두번째 임기를 마치고 연준을 떠날 예정인데요.
월가 전문가들이 보는 버냉키 의장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 기자 】
그동안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해왔습니다.

버냉키 의장의 이번 연설 이후 월가의 경제전문가들은 B 학점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45%가 버냉키 의장에게 B 점수를 부여했고, 3분의 1 가량이 A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2년 말에 C를 받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건데요.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고, 위기가 진행되고 나서도 이를 인식하는 데 늦었지만 사후 처리는 비교적 효과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같은 해 12월, 기준금리를 제로%까지 내리고 장기적 선제 가이던스를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2006년 2월, 13대 연준 의장에 선임된 이후 한 차례 연임하며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으로 금융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 회생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옐런 신임 의장의 취임 이후에도 연준의 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변화보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중점을 두는 한편 금융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기울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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