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국거래소가 침체된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창조금융과 시장혁신을 선도하는 거래소로 탈바꿈하기 위해 선진화 전략을 발표했죠.
그런데 이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선진화 전략이 아니라 패착, 구태의연한 생각이다'는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최은진 기자, 여기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나요?
【 기자 】
지난 2011년 6조 원을 웃돌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4조원을 하회했습니다.
증시 침체, 주식거래 감소 등 증권업계에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불황이 쉽사리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요,
이에따라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한국거래소가 증권업계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선진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얼마 전 취임한 최경수 이사장은 '선진화 전략'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업계는 이를 크게 주목해 왔습니다.
이번 선진화 전략은 '4대 전략방향', '12대 전략과제'로 추진될 방침인데요,
우선 거래소는 시간외시장의 거래편의성 제고를 위해 가격 제한폭을 확대하고, 호가단위 인하, 단주거래 허용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또 파생상품의 최소 위탁증거금율을 조정하고 현행 비과세인 파생상품 거래세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증권거래세 감면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주식선물의 기초 종목을 늘리고, 코스닥 우량기업도 기초 종목으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유망기업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장별·기업별 특성을 감안한 상장요건을 다양화하기로 했고, 코넥스 시장의 조기안착을 위해서 수요와 공급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석유현물시장 거래를 활성화 시키고, 올해 3월 문을 열 금현물 시장 지원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바로 '거래시간 확대'인데요,
거래소는 주식 정규시장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시간외 종가매매도 3시 10분부터 3시 30분까지인 현행 시간을 오후 4시까지 연장할 계획입니다.
거래소는 미국, 유럽 등의 거래시간이 우리보다 길고, 아시아 국가들이 유동성 제고를 위해 거래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내세웠습니다.
【 앵커멘트 】
현행 9시부터 3시, 6시간인 정규 주식거래시간을 늘린다는 거죠?
그런데 거래시간이 확대가 투자자 유인책이 될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 기자 】
이번 거래소의 선진화 방안에 대해 업계는 '패착이다, 구태의연하다, 말도 안 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시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형식적인 문만 넓혀서 도움이 되겠냐는 겁니다.
또 거래시간 연장은 거래소 독단적인 판단이었다는 비판까지 나왔는데요,
금융위원회는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며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거래시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를 사전에 협의하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발표했다는 겁니다.
더구나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증권업 종사자들의 업무시간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전 공론화, 노사협의 등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거래소는 이러한 비판이 쏟아지자 서둘러 해명자료를 통해 "증권업계 및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확대여부를 검토해 나아가겠다는 뜻이지, 구체적으로 추진된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거래소가 증권업 침체, 증시 거래대금 감소의 원인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거래 시간이 짧아서 주식을 안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거래시간을 늘린다고 증권사 수익성에 도움이 될까요?
【 기자 】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체 주식거래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들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합니다.
경기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개인들이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더구나 증시 흐름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주식투자 매력이 더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증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증시 자체의 매력도가 올라가고, 개인들이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사들도 대부분 주식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역시 증시 매력도와 함께 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시간이 늘게 되면 어느 정도는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침체를 벗어날 정도의 강한 유인책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히려 거래소가 증권거래세 감면에 주력하는 방안이 보다 도움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 /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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