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고 만든 사제총기로 아들 살해…아버지 “가정불화 때문에”

父, 아들 살해 후 도주
자택·차량서 다수 폭발물
사제 총기 발견해 압수
유튜브서 총기 제작 배워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 = 뉴스1]

인천에서 자신의 생일상을 차려 준 30대 아들에게 사제총기를 발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을 쏜 아버지는 가정 불화를 범행 이유로 주장했고, 사제 총기는 유튜브에서 제작 방법을 배웠다고 진술했다.

피의자 서울 자택과 자동차에서는 사제 폭발물과 사제 총기 여러 정이 발견됐다.


2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12시 20분께 서울 서초구 노상에서 A씨를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 31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에서 30대 아들 B씨에게 사제총기를 발사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산탄 1개 당 쇠구슬 12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B씨에게 발사하고, 1발은 문을 향해 쏜 것으로 조사됐다.

산탄은 파이프 총열 1개당 1개가 들어가 있고, 파이프에 격발기를 끼워 발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A씨가 쏜 산탄에 가슴 부위를 맞은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아들 살해 이유와 관련해 가정불화를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범행 당시 집안에는 A씨와 B씨,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 지인 등이 A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A씨는 집안에서 가족과 얘기하던 중 밖에 나가 사제 총기를 들고 들어와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석자들은 범행 전 몸싸움이 일어나거나 특이할 만한 대화 내용은 없었다고 경찰에 전했다.


A씨를 체포한 경찰은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현장에 출동해 시너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제거했다.


폭발물은 시너가 담긴 페트병 15개와 점화장치가 연결돼 있었으며, 이날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타이머가 설정돼 있었다.

A씨는 “다시 집에 돌아가지 않을 심정으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도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이외에 추가로 11정의 총신과 사용하고 남은 산탄 86발을 발견했다.


A씨는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웠고, 범행에 사용한 탄환은 약 20년전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수렵 허가 자로부터 남은 실탄을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년 전 부인과 이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제총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송도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한 주민은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한국에서 총기 사고라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 아파트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도 손이 떨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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