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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시나트라 'It Might As Well Be Swing' |
넷플릭스 최고의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의 시즌3가 최근 공개됐다.
'오징어 게임'은 서바이벌 게임과 한국 문화를 결합해 큰 인기를 끈 시리즈였다.
지난달 28일 상영을 시작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예상대로 전 세계 시청자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등장했던 서바이벌 게임 형식의 작품들을 누르고 '오징어 게임'이 세상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배경은 무엇일까.
'오징어 게임'에는 영상 콘텐츠로서의 성공 요소가 고루 포함돼 있다.
돈, 죽음, 생존, 대결, 희망 등 5가지 요소에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전개가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외국인에게 생소한 놀이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홀짝' '징검다리' 등의 게임을 시각적으로 단순화한 감독의 의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와 혼연일치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주인공 성기훈(이정재)과 호흡을 맞춘 조연들의 열연이 빛을 발했던 1부작은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목숨을 담보로 경기장에서 게임을 펼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은 현실의 축소판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시즌1에서 최후의 상금을 받은 자는 성기훈이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해고 노동자였던 그는 생명을 담보로 한 게임에 참가하면서 점점 다른 존재로 변해간다.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하나둘씩 복기하면서 동료와 힘을 합쳐 게임을 풀어가는 장면은 드라마의 압권이었다.
기술했던 전체 줄거리를 간접적으로 묘사해준 음악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으로 나왔던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이다.
바트 하워드가 1954년 작사·작곡한 'Fly Me To The Moon'의 본래 제목은 '인 아더 워즈(In other words)'였다.
이 노래를 음반으로 발매할 때 제작사 측은 가사를 '테이크 미 투 더 문(Take me to the moon)'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으나, 하워드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사람들이 'Fly Me To The Moon'으로 제목을 언급하는 상황에 영향을 받은 음반사는 이를 제목으로 공식 수용했다.
하워드는 이 곡으로 미국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Fly Me To The Moon'은 '문 레이스(moon race)'라고 불렸던 미국과 소련 간 우주 개발 경쟁의 문화적 산물이었다.
1957년 10월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다.
소련의 선방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미국은 같은 해 12월에 서둘러 뱅가드 인공위성을 쏘았으나 발사대 부근에서 폭발하며 2차 충격에 빠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은 1961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주도로 이뤄진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선포했다.
기술한 상황에서 1962년 인공위성처럼 등장한 노래가 'Fly Me To The Moon'이었다.
이 노래는 아폴로 10호와 11호의 달 궤도 비행과 이륙 당시에 사령선 내부에서 각각 울려퍼졌다.
1960년대에 가장 히트했던 버전이라면 프랭크 시나트라가 리메이크한 'Fly Me To The Moon'이다.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와 함께 완성한 이 노래는 시나트라가 미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앨범 이미지 왼쪽이 시나트라, 오른쪽이 베이시다.
주인공 성기훈은 'Fly Me To The Moon'의 가사처럼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가 원했던 세상은 지구와 달 사이에 위치한 희망의 공간이었다.
[이봉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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