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나왔으니, 무겁게 반성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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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코너 [한현정의 러브레터] |
별중의 별 유아인은 긴 싸움을 끝났고, 법은 그에게 관대했다. 하지만 상처 받은 대중의 마음은 여전히 재판 중. 넘치는 개성에 언제나 솔직 당당하던, 그래서 ‘청춘의 상징’이었던 그 이름에 걸었던 기대, 그만큼 컸던 배신감과 실망감. 아인씨, 당신의 진심 형량은 얼마인가요?
‘마약 전과자’ 유아인이 감형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된 가운데, 그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정한 자숙기에 돌입해야 한단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엔터계 오랜 악습인 인맥 캐스팅과 배
성우·하정우·탑 등 전과 스타들의 무수한 복귀 선례를 언급하며 빠른 활동 재개를 점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또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적극적 콘텐츠 확보 전략이 맞물리면서, 대중의 눈길이 닿기 전에 복귀 움직임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연 유아인은 어떤 선택을 할까.
3일 오전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의 상고심 판결 선고를 열고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확정했다.
앞서 1심은 작년 9월 유아인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유아인과 검찰 모두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에선 1심과 유무죄 판단은 같았으나 집행유예·벌금 200만원으로 감형 받아 감옥행은 면했다.
“형량이 무겁다”는 유아인 측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
유아인의 재판이 있을 때마다 법원을 찾은 일부 팬들은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함께 했다.
이들은 그의 집행유예 선고가 확정되자마자 입을 틀어막으며 웃는가 하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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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사진|스타투데이DB |
2심 재판부는 이날 “마약류 범죄는 적발이 쉽지 않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며 “총 181회에 걸쳐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점 등을 비춰보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한 점, 법령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는 약물을 법의 허점을 이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유아인이 수면장애, 우울증을 겪고있고 제대로 잠 잘 수 없는 고통으로 범행을 한 점, 상당 부분 의존성을 극본한 것으로 보이고 재범 안할 것을 다짐한 점, 5개월간 수감되어 반성할 시간을 충분히 가진 점, 동종 범행 처벌 받은 적 없는 점 등 여러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구치소에서 5개월 간 반성의 시간을 가졌단 그는 ‘마약 전과’와 함께 ‘자유’를 얻었다.
상식적으론 이제부터야 말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인이자, 업계 동료들에게 피해를 입힌 민폐자로서, 그간 지지해준 팬들과 악영향을 받았을 이들 등 대중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진중하게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그의 출연작 ‘승부’ ‘하이파이브’가 개봉한 만큼 예상보다 고도의 눈치 작전을 통해 빠르게 활동 재개를 모색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적잖게 나오고 있다.
유아인 측근들 가운데는 이미 그의 빠른 복귀를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이를 당당히 밝히고 있단 이야기도 떠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비난 여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TT 플랫폼을 통한 복귀 사례가 늘고 있지만, 유아인은 명백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마약이라는 사회적 비난이 특히 강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성범죄 의혹까지 겹치면서 이미지 타격이 크다.
장기간의 자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복귀 시도는 오히려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영화 제작사 고위 관계자는 “과거처럼 스타 캐스팅만으로 작품 흥행이 보장되는 시절이 아니다.
업계 전체가 리스크 관리에 민감해졌다”며 “특히 OTT 플랫폼들은 전과 이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재판 기간 중 개봉된 작품들이 있고, 유아인의 연기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어 복귀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계 내 끈끈한 인맥이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한다.
외부의 엄격한 잣대가 내부 합리화 논리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업계 현실을 고려한 적절한 타이밍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사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법적 처벌과 별개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유아인의 복귀 여부와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판결과 대중의 눈높이를 고려할 때, 무거운 자숙과 진정성 있는 소통 없이는 연예계 재도전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5월∼2023년 8월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와 지난해 1월 최모씨 등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P.S 설마...(소수 극성팬 ‘하이파이브’에)
‘승부’ 끝났다고 착각한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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