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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왼쪽)이 1일 동양생명 직원에게 보조 휘장을 달아주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은행에서 보험, 증권, 카드로 이어지는 종합금융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예금보험공사 잔여 지분을 정리하며 완전 민영화한 지 1년 반 만에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조직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주도하며 국내 금융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1일 우리금융그룹은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1조5500억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약 10개월 만에 인수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날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가 각각 취임했다.
생명보험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기준 그룹 수익 중 은행 몫이 102%에 달할 정도로 포트폴리오가 다채롭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타 계열사에서 난 손실을 은행의 수익으로 메운 것이다.
금융그룹이 지나치게 은행 위주의 수익 모델을 가지면,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해진다.
이제는 작년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생보사까지 갖추면서 경제 상황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동양·ABL생명은 긴 업력에 따른 인지도와 촘촘한 판매 채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산 규모는
동양생명이 34조원, ABL생명이 18조원에 달한다.
양사의 고객은 종합 350만명, 연간 순이익은 40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서 두 생보사가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계에서는 단기간에 우리금융이 계열사 다변화에 성공한 핵심 원인을 완전 민영화에서 찾는다.
우리금융은 2001년 4월 예보 지분 100%의 국내 첫 금융지주로 출범한 이래 여러 차례의 블록세일(대규모 주식 매각) 등을 통해 민영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작년 3월엔 예보의 마지막 잔여 지분을 매입한 후 소각하면서 비로소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가 보유한 지분이 없어지면서 민간 금융그룹으로서 자율성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 이후 작년 7월 '밸류업' 계획을 은행지주사 중 최초로 발표했고, 같은 해 9월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편입됐다.
우리금융은 향후 대내외 업무의 상당수를 AI로 전환해 종합금융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작업은 임종룡 회장이 주도한다.
금융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최근 그룹 AX(AI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향후 AI 추진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지주·그룹사 임원의 디지털 금융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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