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를 담은 일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연방 상원에서 절차 표결을 넘어서며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미 상원은 28일 밤(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해당 법안의 절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가결했다고 CNBC 등이 보도했다.

절차 표결은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결정하는 첫 단계로, 법안 처리의 첫 관문이다.


이번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책을 주로 담았다.

개인 소득세율 인하와 법인세 인하,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부터 시행했지만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감세 조치의 연장안이 주된 내용이다.

아울러 팁 소득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등도 담겼다.


감세 정책으로 줄어들 정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사회복지정책 축소안도 포함한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 의료 보조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출 삭감 등이 대표적이다.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5조달러로 상향하고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불법이민 단속 강화 예산 확대 등도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다음 달 4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키라며 의회를 압박해왔다.

상원이 이례적으로 토요일 밤인 28일 표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이 상원 첫 절차를 넘겼지만 최종 통과는 마냥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으로 넘어온 후 일부 조항이 수정됐다.

상원을 최종 통과하더라도 하원에서 또 한 번 재심의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메디케이드 삭감 등 사회복지정책 축소를 두고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소속 일부 하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또 한번 접전이 예상된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번 법안을 두고 "미국에서 수백만 개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라고 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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