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에 주요 지방은행들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규모가 감소했지만 부실 대출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서울·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의 경우 미분양·공실 증가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관련 대출을 줄이고 나섰지만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부실 대출 증가세를 막지 못하는 모양새다.
29일 주요 지방은행(BNK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iM뱅크(옛 대구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 대출 규모는 지난해 1분기 37조327억원에서 올해 1분기 36조1124억원으로 약 2.5% 감소했다.
대출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 대출의 지표가 되는 고정이하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745억원에서 6979억원으로 1년 새 3배 증가했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대출을 줄였지만 부실 대출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차주들이 불경기 속 상환능력을 상실하면서 지방은행들의 잠재 부실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을 포함한 전체 여신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0.47%에서 1.93%로 3배 넘게 폭증했다.
또 5개 지방은행 모두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주요 6개 산업(제조·건설·도소매·숙박 및 음식·부동산 및 임대·서비스 및 기타) 대출 중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가장 컸다.
다른 산업에 비해 부동산 및 임대업 관련 대출의 잠재 부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부실 대출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방은행의 전체 여신 중 부동산·임대업 관련 부실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커지면서 향후 해당 여신이 지방은행의 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계속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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