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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IFC 더포럼에서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 제도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 36차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파마리서치가 최근 결정한 인적분할에 대해서 ‘쪼개기 상장’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26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논평을 통해 “회사를 나눠 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뒤섞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분할은 모두 상장제도 악용 사례”라며 “
파마리서치의 계획은 ‘쪼개기 상장’을 경고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정책 기조에 맞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파마리서치는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용 의료기기 및 화장품 상품인 ‘리쥬란’으로 유명한 제약사
파마리서치는 발표 이후 사실상 ‘중복상장’을 결정한 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파마리서치의 분할 결정이 상속세 절세를 위한 ‘구조적 갈라치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67세인 정상수
파마리서치 회장은 상속증여세금 절세를 위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인 현 상장사보다 지주사 체제가 낫다고 봤을 수 있다”며 “PBR 1배 이하로 관리할 수 있는 지주사에 본인의 지분을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조처는
파마리서치 일반주주가 극히 고평가된 지주사를 떠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 특정 행동을 사실상 강요하는 ‘구조적 갈라치기’에 해당한다”며 “분할 뒤 지주회사의 지배주주 지분율이 50%가 넘어가면 다른 일반주주들은 소수로 전락하게 돼 결과적으로 권익을 침해당한다”고도 꼬집었다.
분할비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순자산가치 기준 분할비율 74:26에 회사의 성장성과 무형자산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주사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한 분할비율은 5:95가 합리적”이라며 “분할계획 상 지주사 시가총액은 4조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는 잘해야 PBR 0.7배에 시총 28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또 오너가와 사모펀드, 일반주주 순으로 주주를 계급화한 행태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지주사 순자산 4016억원의 절반에 CVC캐피탈이 작년 말 투자한 현금 2000억원이 이전된다”며 “CVC 투자금이 회사가 정한 분할비율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고 주장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10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2000억원을 유럽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에 발했다.
CVC캐피탈이 보유한 상환우선주는 1년 후 전환권, 3년 후 상환권 가지고 있다.
그는 “CVC캐피탈은 분할 후 지주회사 주가가 급락하고 사업회사 주가가 급등한다면 시세차익은 누리고 상환권 행사를 통해 하락 리스크는 막을 수 있다”며 “일반주주에게 불리한 투자계약을 작년 10월에 승인한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번 인적분할로 일반주주 피해가 없다는
파마리서치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분할 때문에 거의 6주간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또 왜곡된 가치평가로 재상장 시 지주사의 주식은 주가가 폭락하고 사업법인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 명약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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