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5.2조원 vs 현엔 0원…10대 건설사도 정비사업 수주액 ‘부익부 빈익빈’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 [강영국 기자]

10대 건설사 내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5일 연합뉴스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의 지난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취합한 결과, 총 수주액은 26조3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의 94.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이 5조1988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이어 포스코이앤씨 5조302억원, 삼성물산 5조213억원, DL이앤씨 2조6830억원, 롯데건설 2조5354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조2262억원, GS건설 2조194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대우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각각 8673억원, 5958억원으로 수주액이 1조원에 못 미쳤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 수주 잠정 중단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수주액 규모는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확보 여부로 차이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과 서울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등이 전체 수주액에서 큰 비율을 차지했다.

작년 한해보다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주액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서울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등 수도권에서 1조원 규모의 사업을 따냈다.

DL이앤씨는 1조7584억원 규모의 한남5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며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주액을 확보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수주액은 크게 늘었지만, 일부 건설사에 수주가 몰리는 경향을 있다”면서 “지방 건설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수도권에선 수주 쏠림이 심화하고 있어 수도권에서 사업을 확보하지 못한 건설사는 작년보다 영업 상황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다만 수주 순위는 향후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 이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남구 B-04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약 7000억원)과 서울 가락1차 현대(4167억원), 서울 미아 9-2구역 재건축사업(공사비 3370억원)은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울산 남구 재개발은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상태이며 서울 가락1차 현대는 롯데건설이, 미아 9-2구역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단독 입찰해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예상대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다면 삼성물산이 총수주액 5조7천213억원으로 올 상반기 수주액 1위로 올라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