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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보먼 [사진 =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가장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이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이어 조직 내 ‘2인자’로 불리는 보먼 부의장은 트럼프 1기에서 연준 의사에 임명돼 2기에서 부의장 자리까지 지명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관리들을 중심으로 조기 금리 인하 입장이 표출되자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내부 분열’ 양상을 주시하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기대를 키우고 있다.
보먼 부의장은 2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관세와 물가 충격에 대해 “높은 관세로 인한 재화 가격 상승 압력은 다른 요인들로 상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관련 최근 데디터들이 “연준의 2% 물가 목표에 훨씬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연준 이사였던 보먼 부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달 초 금융감독 담당 연준 부의장으로 취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발빠른 기준금리 인하에 동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월러 이사는 “고용시장 급락 때까지 기다린 뒤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1기에서 임명된 월러 이사는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을 잇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들은 차기 후보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그리고 월러 이사를 주목하고 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관세 인상이 아직까진 예상보다 온건한 영향을 미쳤다고 발언했다.
굴스비 총재는 밀워키 비즈니스 저널 주최 행사에서 “다소 놀랍게도 지금까지 관세의 영향은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내밀한 분석으로 유명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날 연준 내부 상황을 심상치 않게 조명하며 제롬 파월의 연준호가 안팎의 정치적 괴롭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하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압력과 더불어 연준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임명한 인사들이 잇달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연준 내부의 ‘분열’로 표현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7월 회의를 앞두고 경제와 정치의 위험 균형(연준의 독립성)을 맞추려는 파월 의장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조명했다.
중동전쟁 우려가 완화되고 연준 내 트럼프 임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7월 인하설이 부상함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0.039%하락한 4.33%에 마감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하락한 3.84%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도 7월 인하 확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실제 인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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