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분 타이치. 사진| 공식 홈페이지
일본 유명 아이돌 그룹 토키오(TOKIO) 멤버 고쿠분 타이치(国分太一, 51)가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토키오 소속사 스타토엔터테인먼트는 “고쿠분 타이치에 대한 컴플라이언스(법령 및 윤리 규정) 위반이 확인됐기 때문에 본인과 협의 끝에 6월 20일부로 무기한 활동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발표에 죄송하다”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니혼TV 역시 공식 발표를 통해 “과거 복수의 컴플라이언스 위반 행위가 확인됐다”며 “당사는 이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관계각처와 협력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 일로 고쿠분 타이치는 30년간 출연해온 인기 예능 프로그램 ‘더! 철완! 대시!!(ザ!鉄腕!DASH!!)’에서도 하차했다.


고쿠분 타이치는 사과문을 내고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관계자분들, 팬분들께 큰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오랜 시간 활동을 해오면서 제 위치와 영향력에 대한 자각이 부족했고, 생각이 안이하며 자만했던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무기한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제 자신을 마주하며 깊이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공식 발표에서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고쿠분 타이치의 ‘컴플라이언스 위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쿠분 타이치는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여러 차례 부적절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메신저로 전송하거나, 반대로 부적절한 이미지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등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다.

또 일본에서 ‘파워하라(パワハラ)’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은 최근 잇따른 쟈니스 출신들의 논란과 맞물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019년 타계한 쟈니스 창업자 쟈니 키타가와가 생전에 미성년 연습생을 오랜 기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2023년, 뒤늦게 밝혀졌다.

50여년 동안 일본 연예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거물답게 생전에는 성범죄 의혹이 공개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만 8세 피해자도 포함돼 사회적 파장이 컸다.


스맙(SMAP)·아라시·소년대·토키오·뉴스·캇툰·킨키키즈·헤이세이점프 등 일본 국민 남자 아이돌을 다수 배출한 소속사 쟈니스는 성추문에 얼룩져 2023년 폐업을 결정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스맙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에 이어 고쿠분 타이치까지 쟈니스 출신 아이돌의 논란이 계속되면서 팬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나카이 마사히로가 연루된 후지TV의 여성 아나운서 성접대 강요 사건이 지난해 드러나면서 일본 연예계는 혼란에 빠졌다.

그는 지난 1월 피해자에 합의금을 지급하고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후지TV는 광고주 이탈로 존폐의 기로에 섰으며, 뒤늦게 제3자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3년 전부터 성접대 강요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사태로 일본 연예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잇따른 쟈니스 출신 아이돌들의 논란에 업계 관계자들은 “성추문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전면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누리꾼들 역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일본 연예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고쿠분 타이치는 지난 1988년 연예계에 데뷔해 스케이트 보이즈, TOKIO 등으로 활동했다.

가수 뿐 아니라 배우, 뉴스 캐스터로도 활약하며 국민 아이돌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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