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새로운 직업 찾는 수요 반영
뷰티·교육·여행 시장서도 주력 소비층
은퇴 이후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50대가 기술직업훈련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강생의 3분의 1이 5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관리와 여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피부·체형관리와 여행 업종에서의 50대 소비 비중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3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전문훈련학원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9년 26.5%에서 지난해 32.6%로 뛰었다.
과거에 비해 퇴직 시점이 빨라지는 한편 고령화로 인해 새로운 직업을 찾는 50대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2019~2025년 신용·체크카드 승인금액과 가맹점 수 등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소비 흐름 변화를 도출했다.
소호 업종은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자영업자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50대는 뷰티·여가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피부·체형관리소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지난해 22%로 상승했고, 여행사의 경우 2022년 21.8%에서 지난해 25.5%로 늘었다.
출산 고령화로 입시학원의 50대 고객 매출 비중이 2019년 18.7%에서 지난해 26.9%로 껑충 뛴 점도 눈에 띈다.
50대가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한 기술직업훈련학원과 피부체형관리, 여행업종은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기술·직업훈련학원은 2022~2024년 사이 연평균 8.8%, 피부체형관리서비스는 12%, 여행사는 12.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여행사의 경우 점포당 매출이 무려 51.7%나 뛰었다.
엔데믹 이후 50대의 여행 결제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편, 저출산에 따른 시장 변화도 관찰됐다.
산후조리원 가맹점 수는 2022~2024년 연평균 4% 감소했지만, 승인 금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23.6% 증가했다.
수요는 줄었지만, 건당 승인금액은 크게 오른 것이다.
소아과, 아동복점, 입시보습학원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찰됐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필수재 성격이 강한 의료와 교육 업종에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육아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해 저출산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50대의 소비 수요가 기술전문학원, 피부관리소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선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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