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열돔 경보...기온 40도 넘어서
佛원전, 더위에 운영 차질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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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으로 치솟자 사람들이 밀레니엄 파크의 크라운 분수를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미국과 유럽에 때 이른 폭염이 들이닥쳐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올여름 첫 번째 ‘열돔’(Heat Dome) 경보가 발령됐고, 프랑스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이른 폭염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기상청은 전날 열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대규모 폭염주의보를 올여름 처음으로 발령했다.
세인트루이스와 미니애폴리스의 이날 기온은 40도를 넘어섰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뜨거운 햇볕이 열돔 내 공기를 오븐처럼 계속 가열해 폭염이 수일간 지속된다.
열돔은 이번 주 초 오하이오 밸리와 동부 해안 대부분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특히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세인트루이스에서는 ‘극한 열 위험’ 4단계 중 최고 수준인 4단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열돔의 영향을 받는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최소 8도가량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도 동부 지역에서 시작된 강력한 폭염이 중부와 남부로 확산하면서 이례적 고온 현상이 발생하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남부 지역의 주말 최고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자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내리고 건강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프랑스 원전 운영이 폭염에 일시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25일부터 원전이 다수 들어선 동부 론강의 수온이 폭염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특히 3.6기가와트(GW) 규모의 뷔제 원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온이 오려면 냉각수를 배출할 때 환경 규제 기준을 초과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기상청과 보건국은 21일 잉글랜드 동부 일부 지역의 최고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약 12도 더 높은 34도까지 치솟자 23일 오전까지 잉글랜드 전역에 황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심장·폐 질환자의 건강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주말 폭염에 각종 야외행사를 취소했다.
남부 아인트호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야외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더위에 악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취소됐다.
트라이애슬론, 마라톤 등 나라 곳곳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도 취소됐다.
이날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건립 750주년 기념행사의 주최 측도 행사의 일부인 달리기 거리를 절반으로 줄였다.
행사장에는 응급 처치소와 식수대를 늘렸고 티켓 수는 줄여 대비를 강화했다.
각국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때 이른 폭염을 기후 변화와 직접 연관 짓기는 어렵지만, 지구 온난화가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더 빈번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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