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마. 서구권 여행객 사이에서 '꿈'의 휴양지로 불리는 곳이다.
영화 '
캐리비안의 해적' 속 배경인 카리브제도의 국가라고 하면 우리에게도 좀 친숙하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크루즈선 탑승객은 약 3460만명에 이른다.
이 중 바하마 수도인 나소의 항구를 거쳐간 크루즈선 탑승객은 약 16%인 560만명이다.
로얄
캐리비안 선사에 따르면 바하마 크루즈의 아시아권 탑승객은 통상 전체의 1%대 수준을 기록한다.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라는 말. 여행플러스가 23만t급 초대형 크루즈를 타고 바하마 항해를 다녀왔다.
800만원대 중반을 호가하는 고가에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 '바하마 크루즈'의 매력을 낱낱이 뜯어 소개한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배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
"웬 회전목마가 다 있네!" 크루즈 내부를 돌아보던 중 툭 튀어나온 말이다.
이번 바하마 크루즈는 세계적 선사인 로얄
캐리비안의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호를 이용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배로 무게만 23만6573t이다.
길이는 362m로 63빌딩보다 1.4배 길다.
최대 탑승 가능한 승객 수는 5668명.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빌딩이다.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출항한 최신 선박이다.
선박 안에 식당 21개, 바 23개, 수영장 5개, 카지노 2개 등이 있다.
여기까지는 크루즈에서 볼 법한 수준의 시설이었으나 회전목마를 마주한 순간, '놀이공원인가' 싶은 착각에 빠진다.
크루즈의 묘미는 식당이다.
내부의 수십 개 식당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무료다.
탑승객의 소임은 전 세계 산해진미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다.
살이 꽉 찬 바닷가재 요리부터 잘 구워 촉촉한 스테이크까지. 야식이 당기면 새벽까지 문을 여는 피자 가게로 달려가 주면 그만이다.
식당이 운영하지 않는 애매한 시간대에는 카페에서 두툼한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언제든 맛볼 수 있다.
8층으로 가니 '배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
푸릇한
나무가 있는 실내 정원 겸 공원이 탑승객을 반긴다.
극장에서는 뮤지컬, 공중묘기, 스케이팅, 다이빙, 수중발레 등 수준급 공연이 밤낮 가리지 않고 열린다.
크루즈 안은 전체가 면세구역이다.
보석, 시계, 명품 가방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운동할 수 있는 클라이밍장·서핑장·헬스장과 스파 시설도 곳곳에 자리한다.
상상 이상의 내부 시설 덕분일까. 로얄
캐리비안 선사의 후기 페이지를 살펴보면 이 배로 여정을 다녀온 고객은 5점 만점에 평균 4.8점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돼지가 수영하는 섬?…빠니보틀도 다녀가
바하마 수도인 나소의 항구에 발을 디디자 레게풍 카리브 음악이 귓가에 울려퍼진다.
구릿빛 피부의 현지인들이 춤을 추며 관광객을 맞는다.
바하마는 29개 주요 섬과 661개 작은 섬으로 이뤄진다.
인구는 약 40만명이다.
이 작은 국가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걸까. 바하마 여행의 핵심은 '돼지섬 관광'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빠니보틀 등 유명 여행 크리에이터가 이곳에 다녀가며 화제를 모았다.
이 섬에서는 돼지가 해변에서 유유자적 수영을 즐긴다.
2주 전에 태어난 새끼 돼지부터 무게만 68㎏에 이르는 가장 큰 돼지까지, 푸른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물장구친다.
독특한 관광 요소 덕에 바하마는 신혼여행 성지이기도 하다.
오직 크루즈 탑승객만 갈 수 있다 '코코케이섬'
바하마에는 오직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탑승객만 들어갈 수 있는 '코코케이섬'이 있다.
선사가 소유한 사유지로 섬 전체가 커다란 워터파크다.
코코케이는 자타공인 최고 수준의 물놀이 시설을 자랑한다.
섬 안에는 수영장만 5곳, 해변은 7곳에 이른다.
물 미끄럼틀 중 41m에서 떨어지는 데어데블스 피크는 높이로 따지면 전 세계 3위다.
섬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계류식 헬륨 기구 탑승은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이다.
최대 137m 상공에서 발아래 펼쳐진 에메랄드빛 카리브해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섬 내에서도 햄버거와 타코 같은 식사 메뉴부터 갈증을 채워주는 과일이나 음료까지 거의 다 공짜다.
소프트콘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까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크루즈 여행 수요
전 세계적으로 크루즈 여행 수요가 느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항공 여행과 달리 경비를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즈는 선실, 식사, 엔터테인먼트 비용을 모두 상품 가격에 포함해 일정 동안 추가 비용을 낼 일이 거의 없다.
한꺼번에 여러 여행지를 안전하게 돌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통상 크루즈 수요가 높은 지역인 카리브나 알래스카 등 지역은 교통편 등 문제가 있어 개인이 자유여행 일정을 소화하기 까다롭다.
여기에 잠시 배가 항구에 정박하는 형태이기에 관광은 알차게 즐기면서도 치안 문제는 덜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진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상품은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 바하마 크루즈 100배 즐기는 팁
1. 크루즈는 해외 선사에서 운영하기에 기초적인 소통을 영어로 한다.
한진관광 등 국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크루즈 전문 인솔자가 동행해 일정 소화에 어려움이 없다.
2.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느냐'도 짚어볼 만하다.
바하마 크루즈는 보통 미국에서 출발해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3. 크루즈 상품 특성상 '출발 최소 인원수'도 중요하다.
여유로운 크루즈 여행을 꿈꾼다면 10명대의 적정 인원으로 여유롭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잘 따져보자.
[바하마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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