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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시기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관세전쟁의 파고, 지속되는 내수 부진과 고환율 그리고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최근 조기 대선까지 우리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을 견디지 못해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폐업으로 내몰리는 기업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실에 굴하지 않고 도전정신과 열정, 혁신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경영 리더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매일경제신문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독려하고자 올해 13번째로 뛰어난 경영 성과를 드러낸 기업과 기관을 발굴해 '2025 대한민국 글로벌 리더'로 선정했다.
정치적 혼란과 각종 경제지표 악화에도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과 기관들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기에 대한민국은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압도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창립 25주년을 맞는
캐리어에어컨이 전통적인 냉난방 공조(HVAC) 기업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대대적인 선언을 했다.
강성희 회장이 이끄는
캐리어에어컨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팜, 클린룸 등 첨단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의 사업 다각화 중심에는 '히트펌프'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 목표인 '2050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히트펌프 기술을 일찌감치 개발하고 고도화해왔다.
특히
캐리어에어컨이 자체 생산하고 있는 '에코 히트펌프 솔루션'은 사용 에너지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내는 고성능 제품이다.
특히 한랭지 특화 설계를 적용해 겨울철 영하의 기온에서도 최대 58도의 고온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
캐리어에어컨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미래 핵심 사업 분야로 정하고, 글로벌
캐리어와 기술 협력을 진행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스템 시장은 2029년까지 389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 중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리어에어컨은 데이터센터 관련 차세대 솔루션으로 RDHX(후면 도어 열교환기), D2C(칩 직접 냉각), 액침 냉각 등을 준비 중이다.
액침 냉각은 설치나 유지 관리·투자의 어려움으로 현재 특수 용도에 한해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D2C 액체 냉각 방식이 냉각 솔루션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필수 시설인 클린룸과 드라이룸 시장에서도
캐리어에어컨은 활약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토털 솔루션'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특히 클린룸·드라이룸 시공 시 전체 공사비에서 비용을 10% 이상 절감한 효과를 내는 특화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캐리어에어컨은 올해부터 국내 15대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비롯해 국내 중소형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오토바이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오던 2002년의 베트남. 이곳에서 사업가 고상구는 1990년대 중국과 같은 폭발적인 경제성장 잠재력을 엿봤다.
그로부터 20여 년 후, 고상구 K&K글로벌트레이딩 회장은 당시의 직감을 140여 개 직영점을 갖춘 유통 제국 'K-MARKET'으로 현실화했다.
고 회장의 베트남 도전은 2002년 하노이에서 시작됐다.
제조업 공장 이전을 위해 중국을 물색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방문한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잠재력을 직감하고 한국 상품 전문 백화점 운영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6개월 만에 사업을 정리하고투자금 23억원 중 20억원을 날려야 했다.
하지만 고 회장은 이를 "성공한 실패"라고 부른다.
이 경험을 통해 베트남 시장의 특성과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고 인삼, 양복, 침구류, 문구·팬시류가 높은 수익성을 보인다는 귀중한 데이터를 얻었기 때문이다.
백화점 사업에 실패한 후 고 회장은 가능성을 확인한 '인삼'에 모든 것을 걸었고, 'STAR KOREA'라는 인삼 브랜드를 론칭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인삼 사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던 2006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고 회장에게 한국 식품 유통 사업을 제안했다.
그는 또 한 번의 도전을 결심하고 CJ, 대상 등 대기업 제품으로 B2B 유통을 시작했고, 2007년 하노이에 소매점인 'K-Mart'(현 K-MARKET) 1호점을 열었다.
K-MARKET의 성공 비결로는 '차별화'를 꼽을 수 있다.
K-MARKET은 한국의 최신 인기 상품을 발 빠르게 들여오며 다른 매장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타벅스 병커피가 대표적이다.
경쟁 업체들이 비싸서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한국 주부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자체 콜드체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편의점이 취급하지 않는 과일, 정육 등 신선식품군을 대폭 강화했다.
현재 K-MARKET은 베트남 전역에 140개가 넘는 직영 매장과 2000여 명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 회장은 베트남의 빠른 도시화에 발맞춰 공격적인 거점 확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구축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 상품의 픽업 및 반품 거점으로 활용해 물류비 손실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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