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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이야기
옌스 아네르센 지음
서종민 옮김, 민음사 펴냄, 2만4000원 |
어느덧 창립 100년을 바라보게 된 세계적 기업 '레고'의 이야기를 집대성했다.
덴마크 왕가의 전기를 집필하기도 했던 전문 전기작가인 저자가 1년 반에 걸친 연구와 인터뷰로 완성했다.
레고를 설립한 덴마크의 키르크 크리스티안센가가 공식 승인한 브랜드의 93년 연대기다.
그 흐름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놀이 문화와 장난감에 얽힌 발전사를 아우른다.
레고는 스터드(볼록 튀어나온 부분)가 있는 납작한 플라스틱 블록을 조립하는 장난감이다.
스터드 8개짜리 블록 두 개로 만들 수 있는 모양은 최소 24개고, 이 블록이 여섯 개가 되면 9억개 넘는 모양이 나온다.
비싼 가격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데, 어른이 된 후에도 한정판을 사 모으는 '레고 마니아'가 많다.
레고그룹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매출액 13% 증가로 호황이다.
레고의 세계가 이렇게 성장한 비결은 뭘까.
저자는 3대째 회사를 물려받아 레고의 진화를 이끈 창업주의 손자 키엘과 매달 만나 대화를 나눴다.
목수 출신이었던 할아버지 올레가 목공소를 열어 장난감을 만든 게 레고의 시초다.
이후 사업을 물려받은 건 키엘의 부친이자 올레의 셋째 아들 고트프레드. 1958년에 현대적인 레고 블록을 선보였다.
'레고'라는 브랜드명은 덴마크어 'leg godt(잘 놀다)'에서 따왔는데, 라틴어 'lego'의 뜻이 '나는 조립한다'라는 건 순전히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1978년 인간 형태 미니 피겨 도입, 1980년대 미국 진출 때 맥도날드와 '해피밀' 협력 등 절묘한 경영 판단들이 있었다.
물론 2000년대 초 레고랜드 지분 70%를 팔았다가 2019년에 되사오는 경영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힘든 결정도 있었다.
저자는 위기 속에서도 '레고의 무한 확장성'이란 핵심 본질을 놓치지 않았던 오너가의 결정을 되짚으며 '좋은 브랜드는 어떻게 위대한 브랜드로 발전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머리에 실린 32쪽 분량의 컬러 도록도 레고의 역사를 보여준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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