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성 제거하는 인사도 주문
트럼프 ‘문화전쟁’ 영향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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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국립 아프리카계 역사문화박물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모습. [AP=연합뉴스] |
미국 워싱턴DC의 명소로 꼽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운영하는 스미소니언 협회가 정치 편향성을 해소하기 위해 전시 콘텐츠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스미소니언 협회가 비공개 이사회 열고 결정한 사항을 담은 내부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협회 측은 WSJ에 “이사회는 박물관 콘텐츠를 평가하고, 편향되지 않도록 필요한 변경 조치를 취할 것을 총책임자에 지시했다”며 “여기에는 인사 조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의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미소니언 협회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스미소니언 박물관·미술관과 국립동물원에서 ‘부적절한 이념’을 삭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스미소니언 협회가 분열적이고 인종 중심적인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아 반(反) 미국적인 이야기를 퍼뜨린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행정명령에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협회 이사회에 참여해 업무 전반을 감독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WSJ는 협회 결정에 대해 “미국의 문화기관 개편을 추진중인 백악관과 트럼프의 승리”라며 “미국의 대표적인 예술·연구기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라고 전했다.
협회 결정에 따라 스미소니언의 전시 콘텐츠 뿐 아니라 보수
진영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던 박물관 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해임을 종용한 킴 사제 국립초상화박물관 관장의 거취가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 부유한 백인 남성 위주의 전시에서 탈피하기 위해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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