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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위 현장에 투입되어 연방 정부 건물을 경비 중인 모습.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0일(현지시간) 닷새째 이어졌다.
시위대의 도심 방화 등 소요 사태는 다소 누그러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LA 배치를 선언한 해병대는 아직 시위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LA경찰국(LAPD)은 전날 다운타운(DTLA) 내 공연장과 호텔 등이 모여있는 ‘LA 라이브’ 일대와 연방 구금센터 등 공공 청사가 있는 ‘시빅센터’ 일대 등에서 집회 행진과 시위가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낮 동안 시청 일대에 집회 참가자 수천 명이 모여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규탄했고, 연방 구금센터 앞에도 수백명이 모여 구금된 불법 이민자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경찰은 다운타운 전역을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
시위대의 공공 청사 접근을 막는 데 중점을 뒀다.
경찰은 전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연방 구금센터 일대의 교통이 통제됐다고 알리면서 “현재는 소규모의 평화로운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저녁께 시위 인파가 줄어들자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도로에서 밀어내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저항했다.
경찰은 공포탄과 고무탄 등을 발사하며 진압 수위를 높였다.
경찰은 전날 저녁 96명을 시위 해산 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또 1명을 치명적인 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다른 2명은 각각 체포 불응과 기물파손 혐의로 체포했다고 부연했다.
전날 시위 중 일부 상점을 약탈한 14명도 경찰에 체포됐다.
다만 약탈 혐의로 체포된 이들이 시위대와 관련이 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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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방위군과 경찰이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위 현장에 투입되어 연방 정부 건물 외곽을 경비 중인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
체포 인원이 훨씬 늘기는 했지만, 대부분 해산 명령에 불응한 사람들이다.
기물파손 등 폭력적인 행위로 체포된 비중은 전보다 줄었다.
지난 토요일(7일)과 일요일(8일)에는 각각 29명, 21명이 체포됐다.
8일까지만 해도 시위 현장에서 야라 차량이 불타고 파손되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이후에는 이런 장면이 추가로 보도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과 사법당국은 시위대 중 일부 ‘전문 시위꾼’과 무정부주의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고위 관료를 지낸 스티브 무어는 CNN 인터뷰에서 “안티파(반파시즘과 반인종주의를 표방하는 좌익 운동) 같은 단체들과 무정부주의자들이 이 상황을 혼란을 키울 기회로 보고 있다”며 “그것이 그들의 본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어는 또 시위대 일부가 추적하기 어려운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조장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AP는 해병대 사령관의 말을 인용, 전날 LA에 도착한 해병대가 아직 도심 시위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 국방부는 LA의 질서 회복을 위해 해병대 700명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이민자 단속 지원을 위해 추가로 2000명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LA에 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이미 배치된 주방위군 2000명을 포함, LA에 주둔 중인 전체 병력은 4700명으로 늘어났다.
주방위군의 경우 시위 현장에서 주요 시설 앞 경계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아직 시위대와 직접적으로 충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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