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현지시간 9일 나흘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위에 대응 중인 LA 경찰은 도심 시위 양상이 점차 격해지면서 폭력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내가 목격한 폭력은 역겨운 수준"이라며 "이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폭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도널 국장은 "첫날 밤에 발생한 상황도 이미 심각했지만, 그 이후로 점점 더 악화하고 폭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오늘 밤에는 경찰관들에게 상업용 화약을 이용한 폭죽을 발사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LAPD가 "이런 유형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로 인해 압도당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대부분 일반인으로 구성된 시위대 가운데 상습적으로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끼어 있다면서 "현장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낮에 합법적으로 이민 단속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은 일요일이었던 전날 하루에만 시위 현장에서 27명을 체포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거나, 오토바이를 몰고 돌진해 경찰관을 다치게 한 사람도 포함됐습니다.

이번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총 56명이라고 NBC 방송은 집계했습니다.

도심 도로에서 시위대가 차를 불태우는 모습도 다수 포착된 가운데, NBC는 무인 자율주행차인 구글 웨이모 차량 최소 5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습니다.

웨이모 측은 LA 다운타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운행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경찰은 웨이모 차량 등 전기차가 불에 탈 때 나오는 연기가 인체에 유독하다면서 이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또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심 일부 상점에서 약탈이 일어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시위대가 관련돼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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