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혼란 틈타 식품 가격 줄인상…가공식품 52개 품목 올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6개월간 이어진 정국 혼란 속에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52개 품목(약 71%)의 물가지수가 지난해 11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19개 품목은 5% 이상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가중됐습니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품목은 오징어채로 무려 31.9%가 급등했고, 초콜릿(10.4%), 커피(8.2%), 양념소스, 식초, 젓갈(7%대), 빵과 잼, 햄·베이컨, 고추장, 생수 등도 6% 안팎의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라면, 냉동식품, 유산균, 어묵, 아이스크림 등 주요 간편식도 5% 안팎으로 상승했습니다.

반면 식용유(-8.9%), 두부(-4.1%), 국수(-4.1%), 밀가루(-2.2%) 등 17개 품목은 하락했고, 당면 등 4개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오르며, 계엄 이전인 지난해 11월 상승률(1.3%)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가격 인상은 특히 연초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정 공백 시기와 맞물려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식품업계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왔지만 혼란기에 일제히 인상에 나섰다는 구상입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는 국제 곡물가나 환율 상승 등 외부 원인보다 원가 부담이 완화된 시기인데, 오히려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