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어 아·태 동맹국에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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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알링턴 국립묘지 기념 원형극장에서 열린 연례 국립 현충일 추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동맹국을 향해 국방비 지출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호주에 “가능한 한 빨리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헤그세스 장관이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에게 이같이 요구했다.
말스 장관도 헤그세스 장관이 “매우 정중하고 품위 있는 방식으로” 국방비 증액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특히 호주는 전시가 아닌 평시 기준으로는 호주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 지출 증액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향후 4년간 방위 예산을 106억호주달러(약 9조4000억원) 증액하는 등 현재 GDP의 2% 수준인 국방비를 2034년까지 GDP의 2.4% 수준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국방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방에 100억호주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방위) 역량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의 관계에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앨버니지 총리는 “대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며 “‘현 상태 유지’를 초당적으로 지지해 왔다”고 언급했다.
앨버니지 총리의 집권 노동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반트럼프 여론에 힘입어 승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하려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아시아 동맹국과 우호국은 북한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중국의 만만치 않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에서 유럽 국가들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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