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우승을 노리는 이예원이 지난 27일 11번홀 티잉 에어리어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이 홀은 1·2라운드 땐 369m 파4홀이지만, 최종 라운드에서는 270m로 짧게 만들어 원온을 유도한다.

이충우 기자


"앞바람이 불면 티샷이 날아가는 거리가 애매해지긴 하는데, 일단 최종 라운드 때에는 드라이버를 잡고 원온을 시도할 것 같아요. 이 홀에서는 무조건 버디 이상을 잡아야 합니다.

"(박현경)
"드라이버샷이 정교하다면 부담 없이 그린을 보고 쏠 수 있어요. 오히려 장타자들이 우드를 잡거나 컨트롤을 해야 하죠. 올해 티잉 에어리어를 작년보다 한 칸 밑으로 내려서 모든 선수가 원온을 노릴 것 같네요."(지한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이 대회가 열리는 더스타휴 골프&리조트 코스에서 연습하다가 두 개의 티잉 에어리어에서 샷을 해보는 홀이 있다.

바로 스타코스 2번홀로 대회 중에는 11번홀로 운영되는 곳이다.


이 홀은 챔피언이 결정되는 최종 라운드 티잉 그라운드 위치가 한참 앞으로 당겨지는 만큼 선수들은 정교한 '투온' 또는 과감한 '원온'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반면 현장을 찾은 골프팬은 여자 골퍼들이 과감하게 드라이버샷을 하고, 손바닥만 하게 보이는 그린에 공을 올려놓는 짜릿한 장면을 볼 수 있다.


30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모든 선수들이 코스 전략을 세밀하게 짠다.

그중 11번홀에서는 선수들이 유독 캐리 거리(공이 순수하게 날아가는 거리)를 체크하고 티잉 에어리어와 그린에서 바람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등 가장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 방'이 필요한 승부홀이기 때문이다.

11번홀은 대회 1·2라운드 때에는 369m(404야드) 홀로 운영된다.

전략적으로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페어웨이를 노린 뒤, 정교한 웨지샷을 쳐야 버디 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심장'을 보유한 선수만 우승을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최종 라운드 때에는 티잉 에어리어를 앞에 배치해 전장 270m짜리 짧은 홀로 변신한다.

지난해에는 280m로 운영했지만, 더 적극적으로 원온을 시도할 수 있도록 앞쪽으로 옮겼다.


270m라고 하면 사실상 원온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 홀은 '내리막 홀'로 티잉 에어리어와 그린의 고저차가 1·2라운드 때에는 45m, 최종 라운드 티잉 에어리어에서는 35m나 된다.

내리막 높이를 포함해 최종일에는 핀까지 220m, 그린 초입까지는 205m 정도만 치면 된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길지 않은 한진선은 "티샷이 200m 정도 날아가도 충분히 이글을 시도할 수 있다.

작년보다 티잉 에어리어를 한 칸 내려 운영하는 만큼 많은 선수가 적극적으로 원온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원온 욕구를 자극하는 이 홀은 그야말로 승부처 중의 승부처다.

지난해 11번홀의 난도는 14위. 평균 3.875타를 기록했다.

컷 통과에 성공한 64명이 티샷을 날린 이 홀에서 버디가 15개, 파 42개가 나왔고 보기를 범한 선수는 단 7명에 그쳤다.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버디 이상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11번홀의 성적이 중요한 것은 최종일 우승자의 향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최혜진은 이글을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2019년 이 대회 공동 9위 이내의 선수들은 챔피언 박민지를 포함해 7명의 선수가 버디를 기록했다.


물론 11번홀 외에도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홀이 많다.

특히 더스타휴에서는 모든 파4홀이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어려웠던 홀 상위 7개'가 모두 파4홀이었다.


특히 16번홀부터 18번홀까지 이어지는 '더스타휴 라스트 3홀'은 마스터스 아멘코너(11~13번홀), PGA 내셔널 리조트 베어트랩(15~17번홀), 이니스브룩 리조트 스네이크 피트(16~18번홀)와 같이 순식간에 리더보드가 요동치는 '마의 홀'이다.

16번홀(파4·399야드)과 17번홀(파4·416야드)의 지난해 난도는 각각 7위와 2위다.

특히 17번홀은 지난해 평균 4.237타나 됐다.

보기 87개와 더블보기 4개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순위표에서 추락할 수 있는 위험한 홀이다.

마지막 18번홀(파5·525야드)은 어렵지 않지만 부담이 커진다.

'무조건 버디 홀'이다.

지난해 이 홀에선 보기와 더블보기는 각각 17개와 1개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버디는 84개나 쏟아졌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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