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안 움직여...이게 말로만 듣던 담?” 현대인 고질병 ‘근육통’ 잡으러 왔소 [MK약국]

한국인이 사랑하는 근육이완제

안녕하세요. MK약국 독자 여러분. 주말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최근에 목에 담이 와서 며칠을 고생했습니다.

원래 담이 오면 자가 치유 능력을 믿고 참는 편인데, 이번엔 유독 통증이 심하더라구요. 당장 덜 아플 수 있는 약은 없는 지 열심히 ‘취재’했기에, 이번주 MK약국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뒷목이 굳어 있거나 어깨가 결릴 때 약국에서 주는 약은 보통 ‘근육이완제’입니다.

말 그대로 딱딱해진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제인데요. 예상하시는 것보다 근육이완제를 찾는 수요가 제법 많다고 합니다.

근육통을 흔히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계시나봐요.
특히 장시간 같은 자세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 중에 근육이완제를 자주 복용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스마트폰과 PC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근육이완제를 찾는 분들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근육이완제 제대로 선택하는 법, 알려드리겠습니다.

판매 1위 성분 유효성 입증 실패하며
근육이완제 시장 요동…새 복합제 등장

동아제약 스카풀라. 사진=동아제약

근육이완제는 흔히 ‘담약’이라고 불립니다.

근육이 뭉치거나 담이 결리는 경우, 근육 경련이 생긴 경우, 갑작스러운 긴장성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등에 활용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병원을 찾기보다는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일반의약품 시장이 제법 발달한 분야이기도 하죠.
이 시장은 최근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년 단위로 품목허가 의약품에 대해 허가 신고를 갱신하는 ‘의약품 품목 갱신 제도’를 운영합니다.

허가를 갱신받으려면 해외 주요국에서 해당 성분이 쓰이고 있다거나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유효성 입증자료를 제출해야 하죠.
그런데 2023년까지 국내 근육이완제 시장의 80% 가까이를 독점하던 ‘아세트아미노펜+클로르족사존’ 복합 성분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 복합제가 해외 주요국에서 허가된 사례가 없어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한 겁니다.

결국 이 성분을 활용해 판매 중이던 30개 이상의 제품이 대부분 자진 취하 등을 통해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시장을 이끌던 대다수 품목이 사라지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한 때 “팔 수 있는 근육이완제가 없다”며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고 하고요.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니,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겠죠. 기존 복합제의 주성분은 클로르족사존은 반사 신경을 억제해 자극을 차단하고 근육을 풀어줌으로써 근육 경련과 통증, 불편함을 개선해주는 중추성 근육이완제입니다.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복합제로 활용된거죠.
이에 기존의 주성분인 클로르족사존은 그대로 활용하되, 소염 진통 성분을 에텐자미드로 대체한 또 다른 복합제가 부상하게 됐습니다.

‘클로르족사존+에텐자미드’ 시대가 열린 것이죠.
에텐자미드는 긴 지속 시간을 자랑하는 소염진통 성분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에서 에텐자미드로 교체되면서 소염 작용도 추가된 셈이죠. 에텐자미드는 과거 유사한 효능의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이 위해성 논란을 빚었을 당시 그 자리를 대체하기 위한 성분으로 사용됐을 만큼 안전성도 인정 받고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등 진통제와는 동시 복용 피해야

한미약품 리렉스담정. 사진= 한미약품

새롭게 열린 ‘클로르족사존+에텐자미드’ 복합제 시장의 대표주자는 동아제약 ‘스카풀라’입니다.

사실 스카풀라는 2012년 출시돼 이미 1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일반의약품입니다.

이름부터 ‘어깨(Scapular)’라는 뜻으로 어깨 결림 증상을 정조준하고 있죠.
스카풀라는 2023년 말 이후 아세트아미노펜+클로르족사존 복합제 제품들의 빈 자리를 채우며 단숨에 근육이완제 시장의 대세로 올라섰습니다.

새로운 왕좌를 노리고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다른 제약사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기존부터 판매가 이뤄지던 한미약품 ‘리렉스담정’ 외에 삼진제약의 ‘클리담정’, 일양약품의 ‘크로아존엔정’, 코오롱제약의 ‘마이펜엑스정’, SK케미칼의 ‘담엔쿨정’ 등이 합류했죠.
현재는 클로르족사존+에텐자미드 복합제 제품이 약 20종에 달합니다.

다만 주요 성분 함량은 대부분 클로르족사존 150㎎, 에텐자미드㎎, 카페인수화물 25㎎로 대동소이합니다.

참고로 클로르족사존+에텐자미드 복합제는 3제 복합제로도 불릴 만큼 카페인수화물이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진통제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죠.
복용할 때 유의사항도 있습니다.

에텐자미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인 만큼 같은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동시 복용하면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죠. 근육이완제에 더해 진통제를 복용하고자 한다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드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