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목표가 낮춰
SK온 적자폭 축소 지연 우려

삼성SDI가 지난 3월 5일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파이 배터리 제품군을 공개했다.

(삼성SDI 제공)

한때 국내 최고의 성장 산업으로 꼽히던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담은 증권가 보고서가 4월 들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들어 iM증권과 LS증권삼성SDI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iM증권은 35만원에서 30만원으로, LS증권은 16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1년 반 만에 삼성SDI에 대한 분석을 재개하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공통적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원통형 전지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며 소형전지 연간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인다.

지난해 소형전지 가동률이 2분기 76%에서 4분기 39%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연구개발비 부담이 높아진 데다, 올해부터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이 신규 가동됨에 따라 고정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4월 3일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기존 52만원에서 45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분석을 재개하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제도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은 물론이고,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지 않아도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기준을 낮추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업체가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배터리 모듈 기준 AMPC가 45달러에서 40달러로 줄면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AMPC를 제외하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이 1조20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다는 전망이다.


SK온의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증권은 4월 3일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내렸는데, 주요 사업인 배터리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SK온의 올 1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직전 분기 대비 15% 하락해 영업손실 26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재료 구매 시점보다 판가가 하락한 데다,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며 적자폭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 합산 점유율은 18.4%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4.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확대됐다.

세계 1위 CATL이 36.6%에서 37.9%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10위권 내 중국 배터리 업체 6곳의 합산 점유율은 63.4%에서 67.1%로 상승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독일을 비롯해 유럽 시장점유율을 중국에게 일부 뺏기면서 낮아진 점유율이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한국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은 전기차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가 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도 점유율 회복이 어려운 이유”라며 “전체적으로 한국에 불리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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