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의 인보사 재기 성공할까...바닥서 5배 뛴 코오롱티슈진 [MONEY톡]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가 재기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2019년 상장폐지까지 몰렸던 인보사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2년간 주가가 5배 이상 오르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굴곡진 운명은 주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 회사의 상장 이후 주가 그래프는 마치 고원을 닮았다.

비유하자면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했다 다시 천당을 향해 올라가는 모양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2녀 외 넷째 자식이 있다고 말해왔다.

바로 1999년생, 올해 26살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다.

이 명예회장은 인생 3분의 1을 투자한 신약 인보사를 자식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2017년 인보사를 내놓자마자 기대감은 극에 달했고 주가는 치솟았다.

그러나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임상 오류와 부작용 가능성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018년 1월 15만 원에 달했던 주가는 2019년 5월 거래정지로 막을 내렸다.

그나마 상장폐지를 피한 게 다행일 만큼 회사는 위태로웠다.

2022년 10월 3년 5개월 만에 극적으로 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는 7,700원까지 추락했다.

바닥을 경험한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탄 건 지난해 말부터다.

꿈틀꿈틀 올라서더니 지난 3월 18일 기준 5만 6,000원을 돌파하며 거래 재개 뒤 최고가를 썼다.

이후 바이오주 부진에 다소 하락했지만 1조 원 아래로 추락한 시가총액은 4조 원대 위로 올라섰다.

1만 원 아래서 담았던 투자자는 5배의 달콤한 수익을 맛본, ‘보기 드문’ 차트를 형성한 것이다.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본사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주가 상승 이유를 확인시켜줬다.

이른바 ‘인보사 사태’ 이후 다시 임상을 거치고 있는 ‘TG-C(인보사의 성분명)’가 미국 품목허가(BLA)에 가깝게 다가섰기 때문이다.

TG-C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기존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 인공관절 수술에 의존했던 환자에게 근본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이 제품은 사람 연골세포로 구성된 1액과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관절 내 통증 원인이 되는 염증을 완화할 수 있는 유전자 TGF-β1이 포함된 2액으로 구성돼 있다.

이 두 가지 액을 혼합해 무릎에 한 번 주사하면 약 2년간 효과가 지속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임상 2상에서 경쟁 치료제 대비 86% 반응률을 보이며 월등한 효과를 보였다.

현재 무릎 골관절염 분야 혁신 신약 가운데 품목 허가 절차만 남겨둔 것은 TG-C가 유일하다.

개발 중인 글로벌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대부분은 임상 2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미 꽤 오른 듯 보이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이 진출하려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7개국의 골관절염 환자는 약 4,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가량이 TG-C의 직접적인 대상자다.

비만 등 현대인들의 질환이 골관절염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 대표는 “한국에서 출발한 기업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의약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유수의 제약 업체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시장을 100% 장악하지는 못하겠지만, 점진적으로 확대될 경우 4조 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Word 명순영 기자 Photo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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