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운영사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산업 침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반박했지만, 시장과 노조의 반응은 싸늘한데요.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유진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MBK파트너스도 이번 사태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 같은데요.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MBK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네, 국내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무리한 차입 경영을 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는데요.
MBK는 당시 약 5조 원을 대출받아 7조2천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점포 16개를 매각했는데요.
경쟁사들이 부실 점포를 매각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경기 안산점 등 알짜 매장까지 매각해 경영 효율화만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또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지속적으로 신점포를 개장한 반면,
홈플러스는 2016년 파주점을 마지막으로 단 한 개의 신규 출점도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급성장한 온라인 유통업계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3년 연속 영업 손실도 기록했습니다.
【 앵커멘트 】
논란이 불거지자 MBK 측도 즉각 해명에 나섰죠.
차입금 규모와 배당 여부, 자산 매각 목적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 기자 】
네, MBK는 먼저 차입금 규모가 과장됐다는 입장입니다.
MBK 측은 인수를 위해 4조3천억 원을 빌렸다는 주장에 대해,
실제 차입금은 2조7천억 원 수준이며, MBK가 투자한 금액은 공동투자자 자금과 우선주 포함 3조2천억 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MBK는 홈플러스로부터 배당금이나 점포 매각대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적 악화는 대형마트 산업 전반의 침체 때문이며, 2019년 이후 경쟁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점포를 줄였다고 반박했습니다.
【 앵커멘트 】
하지만 MBK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 의 '먹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요.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MBK의 경영 방식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이익만을추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회생 절차 직전까지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에게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MBK는 '선제적 대응'을 내세워 기업회생을 신청했지만, 사실상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알짜 점포를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도, 신규 투자는 외면한 경영 전략이 도덕적 해이, 모럴 해저드 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결국,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MBK의
고려아연 인수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MBK는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 장기적인 안정 경영을 약속했지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 이러한 주장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홈플러스가 겪고 있는 사태가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투영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달 성명문을 통해 "MBK는 인수한 기업의 노조와 숱한 갈등을 빚었고 경영 성과가 부진한 곳도 부지기수"라면서, 결국 그 결과는 노동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력 감축과 투자 축소 후 회사의 단기적 가치만 높여 외국자본에 매각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삶의 터전과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적대적 공개매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MBK의 핵심 자산 쪼개 팔기와 기술 유출 이에 따른 산업 경쟁력 훼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MBK가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비판했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입니다.
마트노조 또한 MBK가 홈플러스를 단기 이익만을 위해 운영한 결과, 기업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마트노조는 오늘(6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에 의해 건실했던 홈플러스가 산산조각 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인터뷰 : 강우철 / 마트노조위원장
-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10년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됐습니다. 멀쩡한 매장을 팔아치우고 지속적으로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왔습니다."
【 앵커멘트 】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미국은 현재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며,
고려아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중국 국부펀드(CIC)의 출자와 연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밀러-믹스 미 하원 의원은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성공할 경우,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이 위협받고 기술 유출 가능성이 커지며, 방위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미국 상무부가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할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측근인 잭 넌 하원의원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좌관 등도 같은 이유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갑작스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면서 아무래도 MBK의
고려아연 인수전이 우려를 키우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투자 업계의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현재 인수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들인데요.
하지만 무엇보다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위험 부담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데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불거진 홈플러스 사례에서도 봤듯이 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사한 방식으로 인수해 적대적 M&A를 강행한다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기업 가치마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이 보유한 기술의 해외유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 파장을 가늠한다면 현 시점에서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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