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로봇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빠른 일처리·실수없어 ‘R대리’ 임명
국세납부 및 기업 대출 이자 업무도
10개 지점서 5000시간 업무 수행

하나은행 로봇 뱅커 ‘알(R) 대리’
“R대리는 하루 3~4시간 걸리던 송금 업무를 혼자 군말 없이 처리해 주면서 실수도 없으니 지점 내에서 신뢰하는 동료입니다.


현재 하나은행 광화문역 지점에는 로봇뱅커 R대리가 근무하고 있다.

R대리는 하나은행 업무혁신부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자동화)팀 소속으로 행번도 있다.

연봉(RPA 프로그램 라이선스 비용)은 불과 110만원대지만 억대 연봉의 행원들만큼 일처리가 똑소리 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R대리가 광화문역 지점서 업무성과를 인정 받은 결과 3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은행 내 RPA를 로봇뱅커로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R대리는 2023년 광화문역지점의 한 직원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점 주변에 외국 공관이 많은 특성때문에 직원 한 명이 1년 간 처리하는 해외송금 규모만 3000~4000억원이다.

해외송금 관련 문서에 기입하는 고정 정보만 50개 정도인데, 이런 문서를 직원 한 명이 매일 300개 정도 처리하고 있었다.


해당 직원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은행 본점에 제시해 채택되었으나 당초 R대리의 영업점 배치에는 다양한 운영상의 제약이 존재했다.

물리적 환경부터 내부 시스템 연계, 손님 응대방식에 이르기까지 실무 적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


그러나 하나은행 업무혁신부에선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협업을 거듭하며 최적의 운영모델을 마련했고, 2023년 9월 광화문역 지점에서 R대리가 처음 만들어졌다.

송금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RPA 전용 컴퓨터가 생긴 것이다.

업무 능률이 크게 향상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RPA 컴퓨터를 R대리로 부르게 됐다.


광화문역 지점서 능력을 인정받은 R대리는 이후 종로금융센터, 삼성역기업센터로 출근지점이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올해 R대리를 총10개 지점에서 근무시킬 생각이다.

이들 지점에서 총5000시간의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무범위도 송금을 넘어 이번 달부턴 국세납부를 추가로 맡게 된다.

광화문역 지점은 매달 약 500~1500건의 국세납부 업무를 처리중이다.

특히 납부 마감시점엔 직원 6명이 하루 2시간 이상 함께 매달린다.

모든 과정이 수기로 처리돼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류가 가끔 발생한다.


하지만 국세납부 자동화 프로젝트를 통해 R대리에게 관련 업무가 주입됐다.

국세 관련 데이터 수집부터 계산 및 납부까지 일괄 처리하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납부 처리 시간은 기존 대비 50% 이상 축소돼지만 오류 발생율은 ‘0’에 가까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R대리는 지난달 15일부터 기업 임직원 단체대출의 이자내역을 관리하는 업무도 새롭게 맡았다.

회사마다 대출조건, 이자 지원 비율 등이 다르고 업체마다 요청하는 양식도 달라서 그동안 직원들은 야근을 하며 겨우 일정을 맞췄다.


하지만 트윈타워지점에서 R대리가 이자를 정확히 계산하고 관련 내역을 갱신해주면서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줄었다.

이 효과를 지켜본 SK센터지점, 현대모터금융센터, 역삼역금융센터도 조만간 R대리의 채용을 결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탄생한 R대리 덕분에 직원들의 업무환경은 개선됐고 손님들은 신속·정확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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