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에서 국회 대리인단 9명은 노래 가사나 영화, 고전 속 일화 등을 인용하며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오늘(25일) 헌법재판소 11차 변론에 출석한 국회 대리인단 대표 김이수·송두환·이광범 변호사를 비롯해 이금규·김선휴·이원재·황영민·장순욱·김진한 변호사는 서면증거 조사를 마친 오후 3시13분쯤부터 2시간에 걸친 종합변론에 나섰습니다.
대리인단은 각자 원고를 10∼20분씩 돌아가며 낭독했습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와의 대화·타협없이 총선 패배를 부정선거 탓으로 돌리며 계엄을 선포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고, 군대를 내란의 도구로 삼았다며 파면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노래 가사와 영화를 동원하거나, 고전 속 일화나 역사적 상황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장순욱 변호사는 포크 밴드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의 가사를 인용했습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는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은 헌법을 파괴하는 순간에도 '헌법 수호'를 말했다"며 "이것은 아름다운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을 오염시킨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진한 변호사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헌법적 위기 상황 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경찰과 사법기관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일부 젊은이의 모습이었다"며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이 사회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의 제목처럼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이수 변호사는 논어 속 공자의 일화를 인용해 국민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굶주림과 전쟁이 이어졌던 춘추시대 말기에 공자가 통찰한 정치의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김선휴 변호사는 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한 군사령관들의 주장이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치 전범들이 내세운 변명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계엄 이후 이달 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52명의 특전부사관이 전역을 신청했다며 "군에 가해진 사회적 비난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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