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와 테슬라 주식을 집중 매수한 가운데 애플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미국 증시 호조세에 맞춰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성장성에 더 큰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지난해 초부터 지난 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 주식을 13억9366만달러(약 2조원)어치 팔아치웠다.


반대로 서학개미들은 애플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피해 종목으로 꼽히는 테슬라 주식을 18억1267만달러(약 2조6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해부터 7292만달러(약 1000억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3사 모두 지난해부터 주가가 상승했으나 서학개미의 매도로 애플에 대한 보관 금액만 감소했다.

2023년 말 기준 서학개미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50억7714만달러어치였으나 지난 5일 들어 44억7817만달러로 11.8% 줄어들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지난 6일까지 주가가 192.52달러에서 233.22달러로 21.13% 상승했음에도 서학개미의 매도세를 넘지 못한 모습이다.


반면 주가가 49.52달러에서 128.68달러로 159.85% 치솟은 엔비디아는 서학개미의 매수에 힘입어 보유 금액이 43억6380만달러에서 115억6866만달러로 165.1% 뛰었다.


테슬라 역시 50% 넘게 주가가 상승하자 보유 금액이 136억달러에서 228억달러로 치솟았다.


국내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에 투자할 때 레버리지 상품처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애플 외면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기존 전기차 사업에 완전자율주행(FSD)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지난해 '트럼프 테마주'의 대표격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산업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며 성장 기대감이 높으나,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애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확장 여력이 낮다는 시각이 있다.


조민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 수급의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게 AI인데 '애플 인텔리전스'는 출시가 계속 지연됐다"며 "AI 측면에서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기에 애플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