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아보카도·소고기를 비롯한 미국의 식품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번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 농무부·세관 통계를 보면 2023년 미국의 농산물 수입액 1천959억 달러(약 285조원) 가운데 44%인 약 860억 달러(약 125조원) 상당의 수입 물량이 멕시코·캐나다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야채 수입의 3분의 2와 과일·견과류 수입의 절반가량은 멕시코에서 들어왔습니다.
특히 아보카도 수입 물량의 90% 가까이가 멕시코산이며 오렌지주스(35%)·딸기(20%)의 멕시코 수입 비중도 높은 상태입니다.
또 캐나다 당국 자료를 보면 메이플시럽을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는 국가는 미국·캐나다 2곳뿐이며, 캐나다 생산량의 60% 이상은 미국으로 수출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코뱅크(CoBank)의 롭 폭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대부분의 신선 과일·야채를 멕시코·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만큼 이들 제품 가격이 분명히 오를 것"이라면서 "(기후 등의 이유로) 대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더라도 미국 업자들이 수입품 가격 상승에 맞춰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소고기 가격도 문제입니다. 질병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멕시코산 수입을 막은 상태지만 미국은 보통 연간 멕시코산 소 100만마리 이상을 수입합니다.
라보리서치 식품&농업의 랜스 치머만 애널리스트는 소고기 가격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의 소고기 수요가 38년 만에 최고였다면서, 미국 내 사육두수 감소에도 수입 증가 등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세는 수출업자가 아닌 수입업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결국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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