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평가받던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딥시크 충격'으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18.42달러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16.97% 폭락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브로드컴 주가도 17.4% 하락했지만, 엔비디아 주가는 AMD(-6.37%), 퀄컴(-0.54%), ASML(-5.75%) 등 다른 반도체 종목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9천억 달러로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하루 만에 5천890억 달러(약 846조6천875억 원)가 증발했습니다.

이는 뉴욕 증시에서 단일 기업 시총 감소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9월 3일 엔비디아의 시총 감소분(2천79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합니다.

시총 순위도 1위에서 단번에 3위로 하락하며, 4위 아마존(2조4천750억 달러)에 추격당하는 상황입니다.

딥시크의 등장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엔비디아는 A100, H100 등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AI 열풍을 주도하며, 지난해 영업이익률 60%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 'V3'는 약 557만6천 달러(약 78억8천만 원)의 비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AI 개발비로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을 투자하는 빅테크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성능을 낮춘 H800 칩을 사용했음에도, 빅테크 최신 AI 모델과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성능을 내는 AI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 연구기관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딥시크의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더 저렴한 GPU로 AI 시스템을 설계한다면, 이는 엔비디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딥시크의 작업이 자사의 칩의 유용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며 "중국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칩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는 딥시크가 적은 수의 엔비디아 칩으로도 오픈AI와 동등한 수준을 달성했다는 우려에 대해 "이는 새로운 모델 생성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딥시크는 수출 통제 준수를 충족하는 컴퓨팅 자원과 널리 사용 가능한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며, "추론에는 여전히 상당수의 엔비디아 GPU와 고성능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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