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매년 세계 정·재계 리더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올해로 55회를 맞았습니다. 1971년 유럽경제포럼으로 출범한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정·재계 인사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매년 1월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 주 다보스에 모여 인류 공동 과제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연례행사입니다. 매일경제TV가 다보스포럼의 주요 논의와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 제55회 다보스포럼 폐막…주요국 입장차 확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제55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4일 5일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뵈르게 브렌데 다보스포럼 총재는 폐회사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협력의 필요성에 직면했다"면서 "다보스포럼에서 그 가능성을 봤다"고 총평했습니다.
하지만 '지능형 시대를 위한 협력'을 주제로 내건 이번 포럼은 130개국에서 2천500여 명의 정·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했지만 주요국 간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폐막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 미국 "자국 우선" vs EU "그린·디지털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연설을 통해 그 어떤 참석자보다도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미국 내 제조업체에 대한 법인세를 21%에서 15%로 낮추겠다"며 리쇼어링 정책을 강조하고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해외 생산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EU의 대미 무역흑자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맞서 EU 측은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디지털 전환과 그린 딜을 통한 유럽의 미래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유럽의 에너지 전환과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독일의 노력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 UN "화석연료 중독은 괴물" vs 트럼프 "석탄은 강력한 백업"
주요 의제였던 기후위기 대응 관련 논의에서도 화석 연료에 대한 주요국 입장 차이는 뚜렷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제한 목표가 이미 무너졌다고 경고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중독은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과 같다"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탄도 파괴하지 못하는 강력한 백업"이라며 석탄의 장점을 극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분야 발전을 위해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공장 인근에 발전시설을 건립해 원하는 연료를 사용할 수 있고 석탄을 예비 연료로 이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AI 거버넌스 논의 진전 '성과'
인류 공동의 과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이번 포럼 취지에 맞게 논의에 진전이 있었던 분야도 있습니다.
이번 포럼의 핵심 의제였던 AI 규제와 혁신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논의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CEO, 미스트랄의 아르튀르 멘슈 CEO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AI 포럼에서는 정보 접근성 격차와 허위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규범 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됐습니다.
이들은 정부와 업계 간 협력을 통해 AI혁신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도출하며 중앙집중적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고 결론냈습니다.
◇ 다보스포럼이 남긴 과제는?
올해 다보스포럼은 AI 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과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주요국 간 통상 갈등과 선진국-개도국 간의 이견 등 현실적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난민 문제와 저소득국 기후 대응 지원 등 소외 지역을 돕기 위한 논의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다보스포럼의 주요 논의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은 매일경제TV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 『CEO인사이트』 제7호 '변화의 갈림길에서 리더가 던져야 할 질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하영 기자 / kim.hayo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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