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은 한국 재계 인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실내 행사장에 입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21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인근에 있는 체육관 '캐피털 원 아레나(Capital One Arena)'에 입장해 실시간 중계 영상으로 취임식을 지켜봤습니다.

정 회장 부인인 한지희 씨와 김민규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정 회장 부부는 일반 참석자들과 다르게 일종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권한을 부여받아 행사장에 빠르게 입장했습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의 각별한 친분으로 취임식에 초대받았습니다.

워싱턴 D.C. 캐피탈 원 아레나에는 취임식 전날 밤부터 참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2km가 넘는 대기 줄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취임식은 원래 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40년만의 북극한파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의사당 중앙홀 등 실내로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정 회장 부부는 JD밴스 부통령이 주최한 소수 정·재계 주요 인사 오찬 클럽에도 초대받았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으로 부상한 밴스 부통령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의 적자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정 회장은 또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를 비롯해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크 루비오와도 만났습니다.

데이비드 삭스는 미국 기업가이자 벤처 투자자로 AI와 암호화폐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입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삭스 정책책임자는 "유통업은 소비자들이 AI의 발전상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는 산업"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신기술이 국민 생활 질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정 회장은 앞서 D.C.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벤처 투자 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그리고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와 함께 식사를 하며 공통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달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론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X(옛, 트위터)'와 '우버' 등 글로벌 IT 기업이 공동 주최한 프라이빗 행사에도 초대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정회장 부부는 참석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더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 회장 부부는 이후 저녁 워싱턴 D.C.의 중앙역인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열린 '스타라이트(Starlight)' 무도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스타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3대 무도회 중 하나로 트럼프 측이 선별한 VIP만 모이는 사교 행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날 저녁 무도회에 참석한 쿠팡 김범석 의장은 미 의사당 내 또 다른 홀인 노예해방의 홀(Emancipation Hall)에서 취임식을 지켜봤습니다.

김 의장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 대표이자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자격으로 초청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노예해방의 홀에는 김 의장 외에 미국 정·재계 인사 1천여 명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주최한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의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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