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입소문이 나 메이저 샤프트 회사와 견줄 만큼 성장한 오토플렉스. 국산이란 자부심을 갖고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워온 두미나 오토플렉스의 두 수장을 만났다.
과거 우리나라 골프용품 문화는 특이했다.
훌륭한 골프용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대표할 브랜드가 없었고 미국, 일본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아 ‘국산’을 숨겨야만 했다.
하지만 높은 현실의 벽을 깨고 세계에서 실력을 입증 받아 국산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브랜드가 있다.
두미나의 오토플렉스 샤프트다.
샤프트를 설계한 박건율 회장은 공학도가 아닌 경제학도였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소재의 흐름을 파악하고 최적의 배합을 찾아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타이틀리스트 R&D팀의 테스트도 통과했다.
타이틀리스트 클럽 구매 시 오토플렉스 샤프트 옵션이 생길 정도로 메이저 샤프트 회사와 견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시작은 세계 무대를 누비는 톱 랭커들의 입소문 덕분이다.
LPGA투어에서 활약한 신지은, 지은희와 우승을 합작했고 애덤 스콧(호주)을 비롯해 루이 우스트히즌, 어니 엘스(이상 남아공) 등이 사용해 PGA투어 내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기존보다 길이가 4인치 짧은 드라이버를 들고 나올 정도로 실험정신이 강한 지미 워커, 가장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리 트레비노의 선택도 받았다.
정두나 대표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 박람회인 미국 PGA쇼에 갔을 때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오토플렉스를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레이트 오토플렉스’를 연발하는 참관객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용품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2025 PGA쇼에 이어 2월 개최되는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에 신무기를 들고 나올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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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박건율 회장과 정두나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 두미나 공장 내부 모습. |
지난 미국 PGA쇼에서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다. 참관객들이 ‘오 그레이트’, ‘와우 오토플렉스’ 하며 지나갔다.
그리고 “내 친구가 쓰고 있다, 내 아버지가 쓰고 있다, 내가 쓰고 있다” 하며 실제 사용 후기를 전하는 이들도 많았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 브랜드를 이미 알고 있다니. 해외 진출 5년 차에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기 있었던 모델은? 고루고루 인기는 비슷하다.
드림7 라인업이 꽤 주목받고 있다.
그래도 오리지널에 대한 관심이 크다.
‘오토플렉스는 핑크다’라는 컬러 마케팅이 잘 통한 것 같다.
처음에 박 회장은 핑크 컬러를 반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좋다.
성능을 체험한 남성 고객들은 ‘남자는 핑크다’라고 말할 정도니.(웃음)
오로지 기술력으로 우뚝 선 브랜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모두가 바라보는 쪽을 보지 않았다.
그림자를 바꾸려면 사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태양을 바꿀 필요가 있다.
경쟁사를 이기려면 똑같이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다른 길, 다른 소재를 바라보게 했다.
기술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소재의 특성을 파악하고 지금의 배합을 만들어냈다.
용품사 옵션에 오토플렉스 샤프트가 있던데. 2021년 타이틀리스트 클럽 스펙에 오토플렉스 샤프트 옵션이 들어갔다.
타이틀리스트 R&D팀은 테스트를 엄격하고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한다.
그 어려운 걸 통과했다.
전국 타이틀리스트 매장에서 브로슈어를 펼치면 오토플렉스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신제품이 나온다고. 오토파워 플렉스와 스나이퍼 2종이다.
투어 선수들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라인업이다.
플렉스는 오토플렉스의 부드러움을 가져가면서 무게감을 더한 것. 스나이퍼는 강성이 높은 이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기존의 오토플렉스를 사용하는 선수들을 분석해보니 낭창거림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1번의 샷이 미끄러지면 타격이 크다.
샷의 믿음을 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무게감과 CPM을 높인 오토파워 모델은 이를 보완해 탄생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샤프트 선택을 주저한다. 어떤 기준을 갖고 선택하면 좋을까? 기준이라고 할 게 없다.
자신에게 맞는 스펙을 무조건 써야 한다.
내가 휘두를 수 있는 힘에 맞게 샤프트를 골라야 하는데 욕심만 부리다간 몸 다치기 십상이다.
강한 샤프트를 사용하면 똑바로는 갈 수 있어도 힘에 부친다.
가벼우면서도 능력은 최대로 발산되는 것을 써야 스마트한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두미나의 샤프트들은 가볍고 CPM(1분당 샤프트 진동수)가 낮아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무게만 낮춘다고 따라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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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미나가 후원하는 주니어 선수 (좌)김명지, (우)정하연 |
주니어 골퍼 대상 스폰서십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초등학생부터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나이까지 다양하다.
두미나를 찾아오기 전 대부분의 주니어 선수들은 오버 스펙을 사용하고 있다.
중학교 입학할 때 3학년 때 입을 교복을 미리 사주는 것처럼 말이다.
성장하니까 언젠간 맞게 된다.
하지만 맞지 않는 1~2년 동안 버티는 기간이 힘들다.
그때 흥미를 많이 잃곤 한다.
샤프트를 자신에게 딱 맞게 바꾼 선수들은 공을 때리는데 재미를 붙인다.
샤프트도 역량에 맞춰 같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어떤 샤프트로 기억되고 싶은지. ‘인생 샤프트’라고 기억 됐음 좋겠다.
94세 고령자 고객이 실제로 “나의 골프 인생을 늘려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샤프트를 팔고 고맙다는 얘기를 듣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이가 많든 적든 실력에 관계없이 쭉 정착할 수 있는 인생 샤프트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두미나의 목표는? 골프 샤프트 회사 중 인정받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국산 브랜드에 본보기가 되고 싶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든 골프 브랜드가 두미나처럼 국산에 대한 자존감을 지키고 ‘Made in Korea’를 당당하게 밝힐 수 있기를. 나아가 골프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서 미국 PGA쇼가 아닌 대한민국 골프쇼로 전 세계 브랜드들이 모이도록 힘을 합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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