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자 사이에서 절세 계좌로 인기를 누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와 가입 금액이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었던 비과세 한도 상향, 국내 투자형 계좌 신설 등 개선 방안도 국회 반대로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 투자 유인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를 통한 ISA 신규 가입 금액이 하반기 들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월별 가입 금액이 △1월 8758억원 △2월 8516억원 △7월 8773억원에서 △8월 6275억원 △9월 4813억원 △10월 5525억원 등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ISA 제도는 개인투자자의 금융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특히 2021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도입되면서 가입자와 가입 금액이 크게 늘었다.
이 계좌를 이용하면 투자 수익 중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15.4%의 일반 소득세 대신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엔비디아 등 수익률이 높은 해외 유력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ISA가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또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국내 투자를 유도하려고 도입했던 ISA가 투자금 해외 유출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ISA 납입 한도를 2배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도 2.5배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국회에서 금융소득이 많은 사람의 절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무산시켰다.
[김대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