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때문에 ···‘절세계좌’ ISA 신규가입 말라가네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4.32포인트(5.19%) 내린 627.01로 마감했다. 2024.12.9[이충우기자]

올해 투자자 사이에서 절세계좌로 인기를 누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자와 가입금액이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중으로 시행 예정이었던 비과세 한도 상향·국내투자형 계좌 신설 등 개선 방안도 국회 반대로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 투자 유인이 감소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증권사를 통한 ISA 신규가입 금액이 하반기 들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월별 가입금액이 지난 1월 8758억원, 2월 8516억원, 7월 8773억원 등이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8월 6275억원, 9월 4813억원, 10월 5525억원 등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ISA 제도는 금융시장에 개인투자자 참여를 확대하고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특히 2021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도입되면서 가입자와 가입금액이 크게 늘었다.

이 계좌를 이용하면 투자 수익 중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15.4%의 일반 소득세 대신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또 ISA는 최소 3년 이상의 의무가입 기간이 있고 만기 시 계좌 자금을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IRP)으로 이전하면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엔비디아 등 수익률이 높은 해외 유력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ISA가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또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ETF로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투자를 유도하려 도입했던 ISA가 오히려 투자금 해외 유출의 창구가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중개형 ISA에서 해외 ETF 등의 상장펀드 비중이 2022년 말 4.4%에서 2024년 8월 말 25.9%로 5배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상장주식의 비중은 53.7%에서 38.6%로 감소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ISA 납입 한도를 2배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도 2.5배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금융소득이 높은 사람의 절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국회에서 이를 무산시켰다.

또한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던 국내투자형 ISA 신설 방안도 함께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