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 간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논란의 핵심이었던 풋옵션의 가치를 이제 신 회장 측이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9일 법조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이번 결정으로 신 회장은 30일 이내에 어피너티 측 감정평가 기관을 선임해야 한다.

감정평가 기관이 가격을 재산정하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양측 간 분쟁의 핵심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주당 가격이다.

신 회장 측과 FI 측은 계약 당시 공정시장가치(FMV)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이후 2018년 FI 측이 선정한 산정 기관에서는 41만원을 제시했다.

어피너티 측이 사들인 가격(24만5000원)에 비해 70% 높은 수준이다.

교보생명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두 번의 ICC 중재를 통해 풋옵션 가치를 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계약서에 따르면 신 회장 측이 산정 기관을 선정해 제시해야 한다.

이 가격이 FI 측 가격과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FI 측이 새로운 가격 산정 기관 3곳을 제시하고, 이 중 한 곳을 신 회장이 택하게 된다.

이렇게 결정된 외부 기관에서 가격을 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공방전이 한동안 지속되거나 타협점을 찾아 해결이 될 수도 있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가격을 다시 산정하게 되면 FI가 요구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풋옵션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신 회장은 조 단위 자금을 자체 조달하거나 우군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교보생명은 신 회장이 투자자 확보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여력은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36.7%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새 투자자를 유치해 기존 FI 지분을 갚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희조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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