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이 올 들어 수주 목표치를 채운 상황에서 달러값 상승이라는 호재까지 만나 주가가 오름세다.
여기에
HD현대 조선 3사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거래일간 14.12% 상승한 24만2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같은 기간
HD현대미포는 11.55%,
HD한국조선해양은 7.88%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은 3.86% 올랐다.
같은 기간 제자리걸음을 한 코스피에 비해 훨씬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조선업종 강세에 조선회사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인 'SOL조선TOP3플러스' 역시 연초 대비 49.6% 급등했다.
조선업은 이미 슈퍼사이클 초입에서 올 들어 3년 치 수주 일감을 확보하며 시장 주도주로 떠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목표 135억달러를 이미 152% 초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연말까지 예정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나 상선 물량을 감안하면 목표치 97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슨이 집계한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올해 11월까지 1억1300만GT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났다.
2013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또한 조선사들의 사업 구조에서 해양 플랜트 비중이 급감하면서 유가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143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도 조선업에는 호재다.
조선업은 다른 수출 대기업에 비해 환헤지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계약 시점과 잔금을 받는 선박 인도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업이익 급등락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만 환헤지 비율이 100%이고,
HD현대 조선 3사나
한화오션은 70~8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부분 달러 익스포저를 가져가는 구조여서 달러값 상승은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
고가 선박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올해 6%대에서 내년엔 7~8%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가격이 높은 선박 인도 과정에서 영업이익이 올라가 내년 영업이익률이 9%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도 올 들어 마진율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FLNG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면서 실적 눈높이가 오르고 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
삼성중공업의 현 수주 잔고 121척 중 79척이 LNG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다른 조선사보다 FLNG 비중이 높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HD현대 조선 3사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며 별도 기준 순이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대한 자신감으로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주주환원 재원으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보통주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현금배당과 더불어 자사주 매입, 소각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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