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와 기관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카카오그룹 계열사에 투자하고 싶다며 앞다퉈 구애의 손길을 내밀던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쪼개기 상장' 논란과 정부 규제 등으로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진 데다 기존에 받았던 높은 몸값마저 걸림돌로 작용하며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 내 최대 규모 계열사를 노리던 카카오엔터에 투자한 앵커프라이빗에퀴티(PE),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PEF와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회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12.4%를 보유한 앵커PE는 이미 작년 10월부터 5%가량에 대한 매각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PE는 티몬, 마켓컬리 등 성장 기업에 주로 투자했지만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엔터도 작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GIC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10조5000억원 수준의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유치 당시 IPO가 조건으로 달렸지만, 카카오페이 대표와 경영진의 '먹튀'로 촉발된 쪼개기 상장 논란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한 글로벌 PEF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미국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최근 보유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와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 지분이고 당분간 상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 기준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은 데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며 상장이 요원해졌다.


이 때문에 2022년 MBK파트너스가 추진했던 것처럼 카카오가 보유한 지분 일부까지 더한 경영권 매각이 아니라면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상장한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주가가 급락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다.

앵커PE와 TPG는 2020년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약 2500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자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차입을 늘리고 투자금을 회수했다.

리캡 당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6만원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하며 담보가치가 급감해 압박이 커졌다.

앵커PE는 지난달 추가 출자를 통해 대출금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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