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후에도 외국인들이 계속 빠져나가는 증시 상황이 계속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 비중이 작은 중소형주가 더 나은 주가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외국인이 476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0.22% 하락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은 이보다 더 큰 0.27% 하락률을 기록했다.


비상계엄 이후 주가를 보더라도 코스피는 1.28% 상승한 반면 코스피200은 1.12%, 코스피50은 0.82% 오를 정도로 대형주일수록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외국인들이 주로 한국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벤치마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인데 이는 코스피200과 비슷하게 대형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매수·매도 영향은 코스피200 내 편입 종목이 코스피200 미편입 종목이나 코스닥 종목에 비해 크다.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가고 기관 순매수가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기관 순매수가 들어오는 중소형주가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값 하락 현상이 계속되고 텍사스교직원연기금이 벤치마크를 변경하면서 외국인 매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텍사스교직원연금은 신흥국 주식 성과가 미국 주식에 비해 부진하자 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비중을 줄이는 벤치마크 변경을 결정했다.

이미 외국인은 비상계엄 이후 1거래일만 제외하고 꾸준히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다.

순매도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전에도 외국인의 순매수 수준이 낮지 않았던 점과 대외 교역 여건 악화 측면을 고려할 때 당분간 대형주 중심의 매도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외국인 매도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기관 수급이 유입되는 종목군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주 중에서 시가총액에 비해 최근 2주간 기관 순매수 비중이 높은 종목은 산일전기, 일진전기, LS에코에너지 등 전력 인프라스트럭처주가 많다.

미국의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실적 전망 역시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고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영향도 작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최근 2주간 기관 순매수 금액이 415억원으로 외국인 순매도 187억원을 상쇄했다.

산일전기는 이날에도 주가가 5.29% 상승했다.


같은 날 2.72% 오른 일진전기 역시 최근 2주간 기관 순매수 금액은 254억원으로 외국인 순매도액 85억원에 비해 크다.


LS에코에너지도 지난 2주간 외국인이 소폭 매수한 상황에서 기관이 12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률이 30%를 넘는다.

전력 인프라 업종에서는 최근 들어 중소형주가 HD현대일렉트릭이나 효성중공업과 같은 대장주에 비해 나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외 유안타증권은 최근 2주간 기관 순매수액이 시총에 비해 큰 중소형주로 더존비즈온, 시프트업, HD현대건설기계, 경동나비엔, 한화엔진 등을 꼽았다.

경동나비엔은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기관 매수가 지난달부터 꾸준히 이어지며 이날에도 주가가 4.14% 올랐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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