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자(LP)에 대한 책임이 최우선, 그다음은 투자 기업과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합니다.
"
이찬우 글랜우드크레딧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투자 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글랜우드크레딧은 2021년 9월 설립된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다.
대기업·중견기업 대상 소수 지분 투자, 메자닌 투자, 직접 대출과 다양한 구조화 금융솔루션 제공을 주력으로 한다.
설립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운용자산(AUM)은 1조원을 웃돈다.
최근 글랜우드크레딧은 국내 출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업계 첫 블라인드 크레디트 펀드 '글랜우드크레딧코리아제1호' 조성을 마무리했다.
규모는 약 6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자금 집행이 이어진 와중에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올해 국내 주요 LP들은 크레디트 출자 규모를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크레디트 투자가 중간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에 용이하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 세계 LP들은 투자 대비 분배금(DPI)을 내부수익률(IRR)만큼이나 중시하는 추세다.
이 대표는 "주요 공제회 등은 이자비용 충당을 위해 부동산 투자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최근 부동산 투자는 제한되고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는 자칫하다 원금 회수가 늦어질 수 있다 보니 만기가 정해져 있는 크레디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고 짚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올해 주요 크레디트 출자 사업에서 승전보를 이어갔다.
그 비결로 압도적인 딜 소싱 능력이 꼽힌다.
올해만 하더라도 펀딩 와중에도 10건이 넘는 딜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에 변호사, 회계사, 세무전문가, 비즈니스 컨설턴트, 외국계 투자은행(IB) 경력자 등이 포진한 덕분이다.
이 대표는 "크레디트 펀드는 투자 구조를 짜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구조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며 "외부 자문을 끼게 되면 기업 입장에선 정보가 샐 우려가 있고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글랜우드크레딧 내부 인력이 상대 기업의 이해관계까지 두루 고려해 다양한 구조를 제안하기 때문에 수십 개 기업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딜 플로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대출에 우호적인 금리 인하기가 크레디트 펀드에는 불리하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글랜우드크레딧은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다양한 투자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정 산업군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어떤 산업군이든 '리딩 기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기업, 그래서 미래가 예측 가능한 기업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일부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자금은 넘치는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투자를 단행한 파트너사에 다른 기업에 함께 투자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투자 과정 자체를 좋은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 크레디트스위스(
CS)증권,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거쳐 글랜우드크레딧을 설립했다.
서울대 경제학부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우수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