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의 마이크로소프트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표결을 행사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대표적인 민주당 후원자인 호프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갈등관계를 조명하며 사외이사 선임안건까지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외신보도가 이어졌다.
다만 국민연금 측은 이와 무관하게 관련규정에 근거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1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해외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마이크로소프트 주주총회에서 호프먼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표결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0.31%를 보유했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자산군 가운데 3.48%에 해당하는 규모며, 이는 애플(4.11%)에 이어 두번째로 큰 비중이다.
다만 해당 안건은 찬성률이 절반을 넘겨 호프먼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국민연금은 “호프먼 후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도에 인수한
링크드인의 창업자(지분율 약 10%, 의결권 50.8% 보유)이자 인수 당시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와 직·간접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독립성 훼손이 우려됨에 따라 반대”한다고 반대사유를 밝혔다.
호프먼이 이사로 선임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계열사인
링크드인에 우호적인 활동을 해 전체 회사(마이크로소프트) 또는 다른 주주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호프먼의 정치성향과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선임 안건을 연계해 분석하는 보도가 이어져왔다.
미국 폭스뉴스는 지난 10월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호프먼),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진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비판 직면하다’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국가 법률과 정책센터(National Legal and Policy Center)’가 호프먼의 정치활동 등이 마이크로소프트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사선임 반대활동에 나선 것을 소개한 기사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계열사 지분을 대량 보유한 오너일가 등의 이사선임을 빈번히 찬성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해외주식의 경우 국내주식과 별도의 의결권행사 기준을 두고 있어 이같은 결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항은 ‘해외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의 제32조인 사외이사의 독립성 판단기준이다.
회사와 거래관계 등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는 법인의 이사·감사 및 피용자 등은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해 이사 선임 반대의 근거를 제공하는 조항이다.
독립성이 문제가 될 내용을 10개 담고 있는데 ‘국내주식의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에는 독립성 조항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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