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2008년 투입 당일 올라
코스피보다 변동성 큰 코스닥 효과적
시총 크고 거래대금 적은 종목 노려야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노려야”
|
증시 컴퓨터그래픽(CG). 연합뉴스. |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가 투입될 경우 역대 사례처럼 증시 단기 부상 효과가 있어 투자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체 시총과 비교하면 증안펀드 규모는 소액이지만 집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바닥권에 투입되면서 단기적인 주가 방어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과 2008년 증안펀드 집행 당일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상승했고, 특히나 베타(변동성)가 높은 코스닥 시장이 큰 폭으로 올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증안펀드가 집행됐던 2008년 11월 21일에 코스피는 5.8% 상승했고, 코스닥은 그보다 1.45%P 큰 6.25% 상승했다.
2008년 초 2000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1000선을 오르내리는 수준까지 주저앉았고, 당해 700선을 넘었던 코스닥은 200선마저 깨지며 반토막 이상으로 추락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5150억원의 증안펀드를 조성해 5개월간 매달 1030억원씩 집행했다.
국내에서는 ‘카드 대란 사태’가, 국외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증시가 급락했던 2003년에는 4000억원 규모의 증안펀드가 조성됐다.
2월 3일에 펀드가 투입되자 코스피는 1.44% 상승 마감했고, 코스닥은 1.64%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시총이 크고 거래대금이 작은 종목일수록 증안펀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총이 클수록 투입되는 자금이 많아지고, 거래대금이 적으면 투입 자금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두 사례에서 코스닥이 코스피의 상승 폭을 넘어선 것 또한 코스닥시장이 코스피보다 가볍게 움직이고 그 영향으로 과거의 낙폭도 컸기 때문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8년도 사례에서 증안펀드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 사모펀드 수급이 시가총액 규모에 따라 들어갔다”며 “이번에는 시총이 크고 최근 거래대금이 급감한 반도체와 2차전지, 그리고 자동차 섹터 등이 의미 있는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안펀드의 유동성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고 실제로는 심리적인 완충기재로 작용한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조성된 10조원의 증안펀드 규모는 국내 증시 시총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도 채권시장안정기금(채안펀드) 중 여유재원이 있었지만 투입을 시사하는 것 만으로도 시장 안정 효과를 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노태우 정권 당시에는 한국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해 증시 부양을 꾀했지만 실패했다”며 “역사적으로 자금 투입은 최근 ‘블랙 먼데이’처럼 유동성이 말랐을 때가 아니면 물리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