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 혼란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선 종목과 순매도한 종목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외국인 매매 방향이 주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다.

다만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매도세에 휘말린 상황이라는 점을 주목할 때 외인 수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간판 기업' SK하이닉스 주가가 전날보다 1.08% 올라 주당 16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업종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저녁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두드러진 종목이다.


코스피가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최근 4거래일간 5.6% 떨어지는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2.4% 올랐다.

해당 기간 내내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3거래일 순매수에 나선 결과다.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LG생활건강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비상계엄 이후 주가가 1.1% 상승했다.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중 3거래일간 해당 종목 순매수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활건강은 다이소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저가 전략을 확장하면서 투자 기대를 샀다는 평가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마케팅 확대로 LG생활건강의 CNP와 더페이스샵 등이 아마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주가 선방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이 최근 4거래일 동안 순매도로 일관한 종목들은 코스피보다 낙폭이 더 컸다.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KB금융은 해당 기간에 주가가 각각 10%, 18.1% 하락했다.


다만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가운데 주가 낙폭이 큰 경우도 있다.

4거래일 모두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한 포스코홀딩스와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해당 기간에 각각 8.0%, 8.4% 하락했다.

반대로 외국인들 순매도가 이어진 삼성전자는 9일 하루 동안 1.29% 떨어졌지만 지난 4일 이후로는 기관투자자 순매수에 힘입어 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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