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미국 시장에 상장된 국내 증시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나서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한국 증시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 3X 셰어스(KORU) ETF를 1200만달러(약 1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RU ETF는 MSCI 한국25/5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2배를 넘는 레버리지 ETF 출시가 금지돼 있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MSCI 한국25/50 지수는 MSCI가 한국 중·대형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MSCI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수 구성 종목은 총 98개이며 삼성전자(18.05%), SK하이닉스(9.37%), KB금융(3.39%), 현대자동차(2.83%) 등이 비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상장된 ETF를 통해서도 국내 증시의 단기 반등을 노리는 전략을 펼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19일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561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223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의 KORU ETF와 유사하게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순매수했다.

TIGER MSCI Korea TR에는 2500만원, KODEX MSCI Korea ETF에는 1500만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13일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바닥에 가까웠던 만큼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9일 KORU ETF는 13일에 비해 2.97% 상승했다.

1조6500억원의 거래대금이 몰린 KODEX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0.27%를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코스닥150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9.15%였다.


20일 들어 코스피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증시를 상회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 지수와 대만 자취엔 지수는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0.42%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펀드의 집행을 앞두고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섰다"며 "동아시아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는 아웃퍼폼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증시가 기술적으로 단기 반등이 가능한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13일 코스피가 2417.08까지 떨어지면서 '200주 이동평균선'의 지지 구간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고는 코스피 200주 이동평균선 대비 10% 하향 이탈 구간에 진입하면 평균적으로 13.7% 단기 회복했다"며 "과거 사례의 상승률을 대입하면 코스피가 2700대 중반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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