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고려아연 유상증자 추진으로 벼랑 끝에 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회 지원에 나섰다.


한화에너지는 고려아연에서 보유하던 (주)한화 주식을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고려아연에 1520억원을 지급한다.

한화에너지 입장에서는 이번 거래로 한화 지분율을 끌어올려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6일 한화는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에서 보유하고 있는 한화 주식 543만638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매대금은 1520억원이다.


고려아연은 한화 주식 매각대금과 함께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 대여해준 자금 3900억원을 조기 상환받아 이번에 현금 총 542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고려아연에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한 뒤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고려아연이 대규모 차입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실시한 직후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행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날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유상증자 추진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 신고서와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 차원의 법적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법무법인 한별(담당 변호사 이성우)은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결정에 책임이 있는 고려아연 대표이사·이사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강한(담당 변호사 김준태)은 고려아연의 공시·유상증자 관련 피해 주주를 모아 금감원에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할 방침이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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