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체, '무료배달 중단' 요구에…쿠팡 "소비자 부담" 거절

배달앱 수수료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는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업계 2위 쿠팡이츠에 '소비자 무료배달 중단'을 요구했지만, 쿠팡이츠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열린 9차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협의체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에 "소비자가 배달비를 부담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중재안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배달비용이 4천 원이면, 소비자가 약 2천 원 가까이 절반 가량 부담하는 것으로, 사실상 고객 무료배달 폐지를 요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쿠팡이츠 측은 배달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의체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배민에도 고객 무료배달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주가 부담해야 할 배달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한다고 배달앱에 요구한 셈"이라며 "그 동안 외식업 단체들은 협의체에서 꾸준히 '고객 무료배달' 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쿠팡이츠는 9.8%의 수수료율을 절반 수준인 5%로 낮추고, 배달기사비를 받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배달비 수준을 특정하지 않고, 배달기사비를 배달 대행업체와 외식업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협의해 논의하면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협의체는 외식업주들의 배달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쿠팡이츠에 배달비 상당 부분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쿠팡이츠는 고객 무료배달을 중단할 경우, 후발주자로 경쟁력이 상실되는 데다가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의 비즈니스 구조와 배달기사 비용, 소비자 무료배달 등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에 대해서도 논의가 심도있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상생협의체는 오는 4일 10차 회의를 열고 수수료율 상생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