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의류 관련주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가을 성수기를 놓친 의류주들은 지난 9월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끌어올린 주가 상승분을 줄줄이 반납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코스피 섬유·의복 지수는 5.23%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총 22.11% 떨어지면서 코스피 업종별 지수 중에서 화학 지수(-22.44%) 다음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의류 대장주인 F&F는 10월 한 달간 8.76% 떨어졌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9월 24일부터 30일까지의 상승분인 15.51%의 절반 이상을 반납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휠라홀딩스한섬은 각각 5.56%, 5.97% 하락했다.

대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한세실업 역시 10월 주가가 3.81% 빠졌다.

다만 11월에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이 구체적인 부양 정책 규모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의류주 가운데서도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F&F는 이날 6.29% 오르기도 했다.


성수기인 가을 시즌이 사라지면서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는 한 달 사이에 5005억원에서 478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때 휠라홀딩스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가 149억원 쪼그라들었고, 한섬도 6% 축소됐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전반에서 의류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패션·의류 부문의 온라인 매출은 전월 대비 16% 감소했고, 패션·잡화 부문의 오프라인 매출은 4.6% 감소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의류 매출에 중요한 10월 날씨가 더웠던 데다 내수 경기까지 좋지 않아 실적 전망이 악화했다"면서 "수급까지 빠지며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짝 올랐던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의류주의 목표가가 줄하향하고 있는 증권가에서는 최근 휠라홀딩스의 목표가는 끌어올리고 있다.

휠라홀딩스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인 마르디메크르디·마뗑킴·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중국 유통권을 확보했기에 판매 호조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재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주주 환원 목표치를 제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휠라홀딩스 목표주가를 5만3000원으로 기존 목표가 대비 18% 상향하면서 "마르디메크르디·마뗑킴·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모두 중화권 관광객이 한국 여행 시 사들이는 인기 브랜드이기에 중국에 진출할 경우 판매 호조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0일 휠라홀딩스 목표가를 기존보다 약 14% 올린 5만원으로 제시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휠라홀딩스는 2026년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의 최대 50%를 주주 환원에 쓸 예정"이라며 "2026년에 다가갈수록 배당성향도 올라갈 전망으로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수급은 대장주인 F&F로 몰렸다.

이달 외국인은 F&F를 1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미들은 5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휠라홀딩스를 33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한세실업한섬에 대해서도 각각 30억원, 1억60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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